21일 금융계에 따르면 한빛은행 등 동화면세점 채권단은 지난 20일 열린 채권단회의에서 이 회사의 외국 대주주인 DFS의 투자지분(15%·3,000만달러 규모) 상환요청을 받아들이기로 했다.채권단은 이에 따라 상환자금 3,000만달러 중 500만달러는 김기병(金基炳) 동화면세점 대주주가 내고 채권단이 나머지 2,500만달러를 부담하기로 했다.
채권단은 대신 동화면세점이 갖고 있는 서울 광화문의 파이낸스센터 빌딩에 대한 담보권을 넘겨받기로 했다.
동화면세점은 이로써 워크아웃 작업을 계속 진행할 수 있게 됐으나 채권단의 무리한 워크아웃 진행에 따라 외국 대주주에 대한 일방적 특혜와 함께 다른 워크아웃 기업들에게 「주주의 도덕적 해이」를 불러올 가능성이 다분하다는 비난이 제기되고 있다.
외국사이기는 하지만 사실상 회사의 대주주가 한푼의 손실도 보지 않고 고스란히 돈을 돌려받을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DFS측은 투자비를 회수하기 위해 주한미국대사를 동원해 금융감독위원회에 항의하는 등 로비전을 벌이기도 했다.
채권단은 그동안 DFS측이 보유지분의 풋백옵션(되팔수 있는 권리)을 요구하자 『동화면세점을 워크아웃 대상에서 중도탈락시키겠다』며 DFS의 양보를 통한 문제해결을 시도했다. 그러나 DFS가 이를 수용하지 않은데다 동화면세점이 워크아웃에서 중도탈락할 경우 채권단의 손실이 1,000억원대에 달할 것으로 계산되자 「울며 겨자먹기」식으로 이번 결정을 내린 것으로 풀이된다.
김영기기자YGKIM@SED.CO.KR
한상복기자SBHAN@SED.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