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PCS단말기 부족 대리점만 ‘발동동’

◎회사에 독촉해도 “11월까지 참아라”/예약자 성화에 앉아서 푸념만『PCS(개인휴대통신)업체의 장미빛 설명에 속아 직장에 사표까지 내고 대리점을 시작했으나 퇴직금까지 날리게 생겼습니다』 지난 6월 모 정유회사에 다니다 사표를 쓰고 PCS대리점을 개설한 K씨(37)의 푸념이다. K씨는 PCS서비스 업체인 A사의 대리점 사업설명회에서 누적가입자를 3천∼4천명만 확보하면 가만히 앉아 월 1천만원의 소득을 올릴 수 있다는 말에 귀가 솔깃해 사표를 제출하고 퇴직금으로 대리점을 개설했다. 이회사는 한 사람 가입시킬 때마다 2만2천원의 수수료를 주고, 그 가입자가 사용한 월 통화료의 7%를 대리점 사장에게 지급할 것을 약속했다. 대리점 개설 2달이 지난 지금 K씨는 수입은 단돈 8만원인데 지출은 사무실 임대료, 여직원 월급 등으로 2백60만원이나 나갔다. K씨는 개인영업을 통해 지난 8월에만 2백여명의 가입자를 확보 했으나 실 고객으로 전환시킨 사람은 지금까지 겨우 4명에 불과하다. 서비스 업체로부터 단말기를 지급받지 못했기 때문이다. 게다가 예약가입자들은 『단말기 언제 주냐』며 성화다. K씨는 『눈앞에서 수입이 날라 가는 것을 보고만 있자니 울화통이 터진다』며 『회사에다 항의도 해봤지만 11월 중순까지 참아달라는 소리만 듣고 있다』고 말했다. 요즘 PCS회사의 지점이나 본사 마케팅팀에는 대리점 사장들의 항의 전화가 하루에도 수십통씩 걸려온다. LG텔레콤, 한국통신프리텔, 한솔PCS 3사는 대리점에서 요구하는 단말기의 평균 30% 정도만 지급하고 있다. 그것도 예약가입 실적의 비율에 따라 차등지급하고 있어 단말기를 한 대도 받지 못한 대리점도 있는 실정이다. 한솔PCS 마케팅팀의 이용숙이사는 『제조업체에 매일 단말기 증산을 독촉하고 있으나 11월 중순까지는 뾰족한 대안이 없다』고 고충을 털어놨다. 한솔PCS는 대리점 사장들의 불만을 무마시키기 위해 그룹에서 캠페인으로 확보한 45만명의 가입자를 대리점에다 나눠주기로 하는 등 대리점 달래기에 고심하고 있다.<백재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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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재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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