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으뜸저축은행이 부실 문제로 영업정지를 받으면서 지방 저축은행에 대한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상당수 지방 저축은행들이 여ㆍ수신 감소로 어려움을 겪는데다 부실 지방 저축은행을 인수하려는 곳도 많지 않기 때문이다.
금융위원회는 11일 임시회의를 열고 으뜸저축은행을 부실 금융기관으로 결정하고 6개월 영업정지와 함께 경영개선 명령을 내렸다. 으뜸저축은행은 신용공여한도 위반 등 불법 대출로 급격히 부실화됐다. 지난해 영업정지를 받은 전북저축은행도 대주주가 500억원 상당의 불법대출을 했었다.
지방 저축은행들은 지역경제가 상대적으로 취약해 영업에 큰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또 돈을 굴릴 데가 마땅하지 않아 불법 대출의 유혹을 뿌리치기 어려워 부실화의 가능성이 높다. 실제 일부 지역 저축은행들은 경기침체로 여ㆍ수신이 감소하거나 정체상태에 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 5월 말 현재 전남 지역 저축은행의 수신금액은 1조2,898억원으로 1월보다 오히려 30억원이 줄어들었다.
대출 규모도 줄어들고 있다. 5월 말 기준으로 올해 초와 대비해 여신규모가 줄어든 곳은 ▦충남 8,039억원(-1,488억원) ▦전북 2조2,906억원(-522억원) ▦제주 6,991억원(-415억원) ▦충북 9,158억원(-348억원) 등이다. 저축은행은 수익의 대부분을 예대마진에 의존하기 때문에 여신이 줄어들면 수익은 자연스레 악화된다.
업계에서도 지방 저축은행은 한동안 어려움을 겪게 될 것이라고 보고 있다. 2009 회계연도(2009년 7월~2010년 6월)에 부실 지방 저축은행이 상당수 구조조정되고 업계도 대형 저축은행 중심으로 판도가 변화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다만 감독당국은 추가적으로 영업정지를 당하는 저축은행은 없을 것이라고 선을 긋고 있다.
금융감독원의 한 관계자는 "부실 지방 저축은행 가운데 으뜸저축은행 이외에 추가적으로 영업정지를 당하는 곳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