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들어 상장기업의 배당수익률이 시장 실세금리를 웃도는 금리역전 현상이 발생했다.
기업들이 주주중시 경영전략을 강화하면서 배당수익률이 5%대로 높아진 반면, 시장금리는 최근 몇 년 동안 지속적으로 하락하면서 사상 최저 수준인 4%대로 추락했다.
전문가들은 배당수익률이 금리를 앞서며 상대적인 매력이 높아지고 있어, 배당투자에 적극 나설 것을 권하고 있다. 이주상 대우증권 애널리스트는 “안정적인 저금리 국면 속에서 고배당 정책이 확산되면서 수익률이 역전됐다”고 진단하고 “기업들의 잉여현금 흐름은 늘고 설비투자 비중은 줄면서 배당투자 메리트는 점점 커질 것”으로 전망했다.
◇배당수익률 상승추세=증권거래소에 따르면 2000년 이후 3년 동안 배당을 실시한 상장사의 배당수익률은 2001년 4.43%를 저점으로 2002년 5.13%, 올해는 5.16%에 이를 것으로 추정되는 등 지속적으로 상승하고 있다.
외환위기 이후 배당률과 배당금 규모가 급증하고 있다. 98년 이전 8.0%대에 머물던 평균배당률은 99년 이후 지난해 말까지 17.2%로 두 배 이상 높아졌다. 배당률이 높아지면서 97년 1조원을 밑돌았던 배당금도 꾸준히 늘어나면서 지난해는 5조원을 넘어섰다.
◇금리는 사상 최저수준=경기침체와 구조조정 등으로 자금수요가 급감하면서 시장금리는 사상 최저 수준으로 낮아졌다. 3년 만기 국고채 금리는 2000년 말 6.70% 수준에서 하락하면서 지난 6월 중순에는 3%대까지 떨어졌다. 은행들도 올해만 수신금리를 8번이나 낮추면서 이자율을 3%대로 낮췄고, 보험사들도 예정금리를 계속 내리고 있다.
전문가들은 국고채 금리가 4%선을 회복했지만 저금리 기조는 구조적으로 정착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한다.
◇배당투자 매력 높아져=절대적으로 낮은 금리수준이 배당투자의 매력을 높이고 있다. 금리가 하락하면서 시중 금리이상의 수익률을 보장하는 회사 수도 늘고 있다. 2001년 4%이상 배당한 기업은 156개였지만, 지난해는 241개로 50% 이상 많아졌다.
증권거래소 관계자는 “배당수익률은 상승추세에 있고, 국고채 금리는 하향추세에 있어 배당수익률이 점차 금리보다 높아질 것”으로 전망했다.
정연구 굿모닝신한증권 애널리스트는 “외환위기 이전 400%에 육박했던 국내 기업들의 부채비율이 100%로 낮아진 것도 주주들의 몫을 키우는데 큰 영향을 줬다”며 “배당수익률이 시장금리를 넘어선 만큼 당분간은 배당투자에 관심을 두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우승호기자 derrida@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