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설

[사설] 부작용 속출 '복지 정책' 대폭 수술 불가피하다

과잉복지·졸속복지로 인한 폐해가 심각한 수준이다. 영유아 보육시간 책정을 놓고 주부들의 혼란과 갈등이 갈수록 커지는 가운데 노인 장기요양보험도 국가보조금을 노린 요양기관이 난립하며 애꿎은 환자들의 원성만 높아지고 있다고 한다. 학교 무상급식의 경우 밥맛이 없다며 먹지 않고 버리는 아이들이 많아 한 해 음식물 쓰레기 처리비용만도 40억원을 웃돈다니 기가 막힐 노릇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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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행 복지제도가 곳곳에서 혼란을 빚는 것은 국가에서 책임지는 획일적인 지원구조를 토대로 삼고 있기 때문이다. 정치권과 정부가 포퓰리즘에 매달려 현실여건을 면밀하게 따지지 않고 마구잡이 복지제도를 내놓은 탓에 부작용이 속출할 수밖에 없는 잘못된 구조인 것이다. 이러다 보니 어린이집과 요양병원 등에서 앞다퉈 돈을 빼먹고 공짜를 노린 복지 수혜자의 도덕적 해이도 이루 헤아릴 수 없다. 더 심각한 것은 파격적인 복지혜택을 내놓아도 수혜자든 운영자든 아무도 만족하지 못하는 아이러니한 상황이 빚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보육시설은 툭하면 아동학대 시비에 휘말리는가 하면 아이들은 급식을 먹기 싫다며 아예 등교를 꺼릴 정도다. 도입 초기부터 주먹구구식으로 복지 시스템을 짜다 보니 시간이 흘러도 우리 사회에 제대로 정착되기는커녕 오히려 갈등과 문제점만 키우는 양상이다.

정부와 정치권은 이제라도 무차별적인 복지제도에서 벗어나 선별적·맞춤형 시스템으로 바로잡아야 한다. 이 과정에서 일부 반발이야 불가피하겠지만 양육수당 현실화와 가정요양 확대 등으로 수요를 분산시키는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복지정책의 방향을 바꾸지 않고 지금처럼 땜질처방으로만 일관해서는 오히려 부작용만 키울 수밖에 없을 것이다. 내년도 복지예산 비중은 31.8%로 사상 최고수준에 이르고 있다. 돈은 돈대로 쓰면서 국민들을 시험대에 올리는 식의 누더기 복지정책은 이제 과감히 포기할 때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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