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효주 VS 전인지'. 2013년을 뜨겁게 달궜던 라이벌전이 다시 찾아온다.
김효주(20·롯데)와 전인지(21·하이트진로)는 18일부터 나흘간 인천 서구 베어즈베스트 청라GC(파72·6,635야드)에서 열리는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기아자동차 제29회 한국여자오픈(총상금 7억원·우승 2억원)에 출전한다. 둘은 같은 조로 낮12시10분 1라운드 1번홀을 출발한다.
2014시즌 뒤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에 진출한 김효주는 지난해 우승자 자격으로 두 달여 만에 국내 대회에 출전한다. 전인지는 2013년 이 대회 우승자. 2013년은 김효주와 전인지의 신인왕 경쟁이 국내 여자골프의 비약적인 흥행을 쌍끌이했던 해다. 김효주의 독주일 것 같던 신인왕 레이스는 전인지의 한국여자오픈 우승으로 흥미진진해졌다. 전인지가 어깨 부상 악화 탓에 시즌 최종전 출전을 포기하면서 신인왕 타이틀은 김효주가 차지했지만 둘은 막바지까지 알 수 없는 승부로 팬들을 끌어모았다. 당시 김효주와 전인지는 나란히 우승 한 번에 준우승을 세 번 했다. 상금은 4억7,000만원(3위)의 전인지가 4억6,400만원(4위)의 김효주보다 오히려 많이 벌었다. 2014시즌은 김효주가 평정했다. 5승을 쓸어담으며 다승과 상금(12억원)에 대상(MVP), 최소타수상까지 4관왕을 휩쓸었다. 3승으로 상금 4위(6억1,000만원)에 오른 전인지도 훌륭했지만 김효주의 그늘에 가렸다.
지난해 에비앙 챔피언십 우승으로 LPGA 투어에 직행한 김효주가 미국 무대를 누비는 사이 전인지는 국내 무대를 접수 중이다. 올 시즌 8개 출전 대회에서 3승을 쌓았으며 20위 밖으로 밀린 적은 한 번도 없을 정도로 꾸준하다. 평균 퍼트 수 1위(28.77개)의 정교한 퍼트를 앞세워 현재 다승과 상금(5억3,000만원), 대상 포인트, 평균타수 1위를 질주하고 있다. 지난 시즌의 김효주를 보는 것 같다. 13개 출전 대회 만에 3승을 밟았던 김효주보다 페이스가 더 빠르다. 김효주가 떠난 무대에서 여왕으로 군림하고 있는 전인지로서는 그래서 더 김효주가 나오는 이번 대회 우승에 욕심을 낼 만하다.
김효주와 전인지의 맞대결이 올 시즌 처음은 아니다. KLPGA 투어에서만 이번이 세 번째다. 2015시즌 첫 대회인 지난해 12월 현대차 중국여자오픈에서 김효주가 우승, 전인지는 2타 차 단독 2위를 했다. 지난 4월 국내 개막전으로 열린 롯데마트 여자오픈에서는 전인지가 공동 19위에 올랐고 김효주는 심한 피로를 호소한 끝에 4라운드 도중 기권했다. 전인지가 스폰서 초청선수 등으로 출전한 LPGA 투어 일부 대회에서도 둘은 맞대결을 벌였다. 김효주가 LPGA 투어 정식 데뷔 후 첫 우승을 신고한 3월 JTBC 파운더스컵에서 전인지는 공동 37위를 했다. 이번이야말로 '진검 승부'다. 전인지는 물이 올랐고 16일 오후 미국에서 귀국한 김효주도 '쌩쌩'한 편이다. 15일 끝난 LPGA 투어 메이저 대회 KPMG 위민스 PGA 챔피언십에서 마지막 날 홀인원까지 기록하며 공동 9위로 마쳤다. 귀국 일정상 이날 연습 라운드는 돌지 못했지만 17일 프로암을 통해 코스를 점검할 계획이다. 김효주는 이번 대회 뒤 1주일쯤 휴식한 뒤 역시 디펜딩 챔피언 자격으로 금호타이어 여자오픈(7월3~5일 중국 웨이하이 포인트)에 나간다. KLPGA 투어 2개 대회 출전으로 분위기를 바꾼 뒤 미국으로 넘어갈 김효주는 9일 미국 펜실베이니아주에서 개막하는 US 여자오픈에서 메이저 통산 2승에 도전한다.
한편 한 주 휴식 뒤 출전하는 다승 공동 선두 이정민(23·비씨카드), 지난주 준우승으로 시동을 건 '슬로 스타터' 허윤경(25·SBI저축은행) 등도 우승 후보다. 대한골프협회(KGA)가 공동 주관하는 대회라 아마추어 국가대표·상비군들도 대거 출사표를 던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