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골프와 사람] "선수다운 선수 만들것"

■ 장종환 HSVG 사장


[골프와 사람] "선수다운 선수 만들것" ■ 장종환 HSMG 사장 김진영 골프전문 기자 eaglek@sed.co.kr 2006 퓨처스투어 5관왕으로 상금왕이 됐던 김송희와 퀄리파잉스쿨을 1위로 통과한 직후 프로로 전향한 김인경. 둘은 올 시즌 미국 LPGA 정규투어에서 가장 주목 받는 신예들이다. 그들 뒤에 스포츠매니지먼트업체 HSMG의 장종환 사장(46ㆍ사진)이 있다. 퓨처스투어에 탄원서를 넣어 연령 제한에 걸렸던 김송희를 진출시키고 결국 투어 진출 연령을 17세로 낮춘 이, 김인경의 미국 훈련을 주선했던 사람이 그다. 미국 LPGA투어, 중국골프협회로 영역을 넓히고 있으며 지난해 중국에서 KLPGA 대회를 연 사업가도 장 사장이다. 그는 "선수 부모님들에게 그들의 인생을 찾아주고 싶다"고 말했다. 뜬금 없이 들릴 수도 있다. 그러나 한국여자 골퍼들의 힘이 어디서 나오는가에 대한 세계인의 궁금증에 "가족의 올인(All in)"이라고 답하는 현실을 감안하면 그 말은 곧 "선수를 선수답게 만들겠다"는 의지의 역설이다. 장 사장은 "부모에 대한 부담 없이 공부와 취미생활 등 또래들이 거치는 과정을 경험하고도 세계적인 선수가 될 수 있도록 돕고 싶다"고 했다. 81년 연세대학교에 입학했다가 82년 미국 UCLA로 유학, 언어학을 공부하며 박사과정까지 수료했던 그였다. 국내 유수의 4년제 대학에서 전임강사 자리를 제의 받기도 했다. 그런데 그는 지난 95년 박찬호의 미국진출을 지켜보며 인생 길을 바꿨다. "막연히 그런 종류의 일, 그러니까 매니지먼트를 하면 재미있겠다고 생각했다"는 게 그의 말. '재미'에 대한 기대는 그를 98년 시라큐스대학의 로스쿨(Law school)에 입학하게 만들었고 신문방송학과에도 들어가게 했다. 장 사장은 "미국에서는 에이전트를 하려면 변호사 자격이 필요하고 홍보 업무도 알아야 하니까 당연히 해야 하는 줄 알았다"고 했다. 또 "공부를 하면서 돌아보니 한국인이 세계적으로 성공할 수 있는 종목이 골프, 특히 여자 골프라는 결론을 내게 됐다"고 했다. 당시 한국 선수들이 "돈만 벌려 든다"고 비난 받는 것을 미국 현지에서 보고 들은 것도 계기가 됐다. 그러나 캘리포니아 변호사 자격증을 가지고 2003년 귀국, HSMG를 차려 본격적인 업무에 뛰어들면서 장 사장은 "생각과는 많이 다른 현실"을 접해야 했다. "미국은 에이전트 계약을 먼저 하고 스폰서를 알아보지만 한국은 스폰서 물색이 먼저고 부모님들이 계약금은 아까워하면서 술값은 쉽게 쓴다"는 것이 대표적이다. "변호사 자격도 계약서를 작성할 때 부모님들을 안심시키는 게 아니라 오히려 위축시키는 요인이더라"며 어깨를 으쓱하기도 했다. 그는 한국적인 관행을 최대한 합리적으로 깨려고 노력 중이다. 장 사장은 이제 김송희와 김인경, 박희영, 지은희, 서진, 윤수정 등 소속 선수들을 세계적으로 거듭나게 하는 한편 중국 국가대표 선수들을 국내와 미국에 진출시키고자 한다. "소속 선수가 메이저 우승이나 올해의 선수상을 받게 된 뒤에나 뭔가 이뤘다는 평을 들을 수 있지 않겠냐"는 그. 하지만 지난해 말 KLPGA로부터 받은 공로패를 보며 "아무 것도 없는 맨 땅에서 뭔가 해냈구나 하는 생각이 뭉클했다"면서 "미국에 있는 두 아들에게 꼭 보여줄 것"이라고 했다. 아버지로서 아들들에게 자랑스럽게 보여주겠다는 말, 그것은 그의 일에 대한 열정과 자부심을 한 마디로 웅변했다. 입력시간 : 2007/02/06 21: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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