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캠프 "이겨도 걱정, 져도 걱정"
"투표율 60%대 그칠것" 사상 최악 우려당선자, 지지율 낮을땐 안정적 집권 '암초'로낙마자도 표심 결집 실패로 책임추궁 불가피
민병권 기자 newsroom@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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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대 대통령 선거에서 사상 최악의 ‘투표율 저공비행’이 우려되면서 주요 대선 후보 진영에 빨간불이 켜졌다.
각 후보 진영에선 투표율이 60%대에 그칠 것이라는 부정적 전망이 쏟아지고 있다. 유권자들의 투표 참여율이 저조할 경우 당선자는 정통성을 의심받으며 안정적 집권에 어려움을 겪게 된다.
또 낙마 후보 측 역시 지지층의 표심 결집 실패에 대해 책임 추궁을 받으면서 정치적 위기를 맡게 될 가능성이 높다.
대선 투표율은 지난 87년 국민 직접투표 부활 이후 하향 곡선을 그려왔다. 13대(87년) 89.2%, 14대(92년) 81.9%, 15대(97년) 80.7%, 16대(2002년) 70.8%을 기록해왔다.
◆ ‘대세론의 도덕적 해이(모럴헤저드)냐, 패배론의 사표화냐’가 투표율 변수=선거 전문가들은 유권자들의 모럴헤저드와 사표심리가 이번 선거에서의 투표율을 떨어뜨릴 수 있는 위험 요소라고 지적하고 있다.
유권자의 모럴헤저드는 당선 가능성이 높은 후보측 지지층에서 발생할 확률이 높다. ‘나 한 사람 투표 안 해도 유력 후보에게 표 줄 사람이 많겠지’라는 생각으로 투표소에 나가지 않을 수 있다는 것이다.
이 경우 해당 후보는 당초의 여론 조사치를 크게 밑도는 득표율로 뜻밖의 패배를 당할 수도 있다. 지지율 선두를 달렸던 이명박 한나라당 후보 측이 경계하는 부분도 이 같은 모럴헤저드다.
반면 사표 심리는 지지율이 저조한 후보 진영에 치명적 요소로 꼽힌다. ‘어차피 내가 찍어도 당선이 안 될 텐데’라는 패배감에 젖어 투표를 기피하는 유권자들이 다수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는 후보난립으로 표심 분산 우려를 사고 있는 범여권 후보들 진영에서 가장 걱정하는 부분이다.
◆ 이겨도 걱정, 져도 걱정=투표율은 대선 이후에도 강력한 후폭풍을 불러일으킬 전망이다. 그중에서도 일명 ‘이명박 특검’은 가장 직접적인 영향을 받게 될 것으로 지적된다.
이 후보가 당선된다고 하더라도 투표율이 낮다면 범여권은 ‘이 후보의 정통성을 국민들이 인정하지 않는 것’이라는 논리로 특검의 강력한 수사를 요구하며 압박에 나설 수 있기 때문이다.
반대로 투표율이 높은 상황에서 이 후보가 당선된다면 ‘국민들은 안정적 집권을 원하고 있다’는 여론이 확산되면서 특검이 당선자에 대한 수사에 어려움을 겪게 될 가능성이 있다.
각 후보 진영은 지게 될 경우 투표율이 더 치명상을 입힐 수 있다고 걱정하고 있다. 패배 진영으로선 대선 역전을 위한 지지층 결집에 실패한 만큼 내년 총선 전망에서도 승리를 장담하기 어려운 상황에 빠질 수 있다는 것.
따라서 투표율이 급락할 경우 낙선 후보진영은 당권ㆍ총선 공천을 둘러싼 내부 권력투쟁에 빠져들며 아노미 상태에 놓일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입력시간 : 2007/12/18 17: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