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피플 인 이슈] 제임스 다이먼 JP모건 회장

월가의 풍운아, 금융황제 꿈꾼다<br>'씨티 황태자'서 쫓겨난후 JP모건 CEO로 재기<br>공격적 M&A로 美 금융시장 빅뱅의 핵 부상<br>100년전 '부동의 1위 은행' 옛 명성 재건 눈앞

●제임스 다이먼 약력
▲1956년 뉴욕출생
▲1978년 터프츠대 졸업(심리ㆍ경제학과)
▲1982년 하버드대 MBA
▲1998년 살로먼스미스바니 CEO
▲1998년 11월 씨티그룹 퇴사
▲2000년 뱅크원 CEO
▲2004년 JP모건 COO
▲2006년 JP모건 CEO

JP모건의 제임스 다이먼(52) 회장겸 최고경영자(CEO)는 그의 스승이었던 샌디 웨일 씨티그룹 전 회장에 이어 ‘월가의 황제’를 꿈꾸고 있다. 미국 재무부와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파산 직전의 부실 회사 베어스턴스를 바로 JP모건에 넘긴 이후 다이먼 회장은 뉴욕 월가의 새판짜기에 ‘풍운아’롤 떠올랐고, 그것도 모자라 새로운 먹잇감을 찾아 나서고 있다. 다이먼은 “베어스턴스 인수가 앞으로 금융기관 인수에 장애물이 되지 않을 것”이라고 공개적으로 밝혀 공격적인 M&A에 나설 것임을 분명히 했다. 그의 목표는 JP모건을 월가 1위 은행으로 올려놓는 것임은 두말할 나위가 없다. JP모건은 올들어 뱅크오브어메리카(BoA)를 제치고 시가총액 1위(1,354억 달러)로 부상했으며, 자산면에서는 1위 씨티그룹과 2위 BoA를 바짝 뒤?고 있다. 다이먼의 JP모건은 지난 3월 미국 5대 투자 은행인 베어스턴스 인수에 이어 미국 최대 저축은행인 워싱턴 뮤추얼의 인수를 제의했다. 월가에서는 다이먼이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 이후 ‘금융 빅뱅’에 폭풍의 눈이 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다이먼이 미국 금융시장이 혼란한 틈을 타 몸집 불리기에 나선다면 1세기전의 JP모건의 영광을 되살리고, 제2의 피어몬트 모건으로 부상할 것이라는 시나리오가 가능하다. 다이먼이 베어스턴스 인수에 만족하지 않고 M&A에 그토록 관심을 보이는 이유에 대해 월가에선 해석이 구구하다. JP모건이 월가의 위기를 구원해온 역사적 전통도 배경이 있지만, 다이먼이 세계 최대 금융그룹 씨티그룹에서 겪은 수모와 좌절과 무관하지 않다는 분석이다. 그는 씨티그룹 황태자 자리에서 하루 아침에 쫓겨났다. 그의 삶은 한편의 드라마처럼 파란만장하다. 다이먼은 훗날 씨티그룹 회장으로 월가 금융황제로 불렸던 샌포드 웨일 아메리칸익스프레스 CEO를 만나면서 월가와 인연을 맺었다. 웨일은 그를 개인 비서로 채용했고, 다이먼은 그로 부터 M&A와 구조조정 등 경영수완을 배웠다. 웨일은 보험사인 트레블러스를 인수한 데 이어 1998년 씨티코프와 합병, 세계 최대 금융회사인 씨티그룹을 탄생시킨 주역이다. 다이먼은 씨티그룹 출범 후 계열 증권사인 살로먼스미스바니 CEO를 맡았다. 당시 42세였다. 다이먼이 CEO로 전격 발탁되자 그가 씨티그룹 후계자로 낙점했다는 소문이 파다했다. ‘웨일의 양자’ ‘월가의 황태자’로 불리며 승승 장구하던 다이먼은 그러나 1998년 11월 씨티그룹에서 쫓겨나는 신세가 됐다. 씨티코프와 트레블러스 인맥간에 차기 승계를 둘러싼 갈등과 반목이 심각했는데, 다이먼은 이런 권력 암투의 최대 희생자였다. 특히 웨일 회장이 애지중지하던 딸 제시카 비블로위츠의 임원 승진을 다이먼이 결사 반대함으로써 두 사람의 사이는 결정적으로 틀어졌다. 다이먼은 2000년 5위 은행이던 시카고의 뱅크원 CEO를 맡아 재기의 발판을 마련했다. 그는 웨일로부터 배운 경영기법을 뱅크원에 그대로 적용했다. 그는 신용카드 부실로 휘청대던 뱅크원에 혹독한 구조조정을 가했다. 부실은행의 정상화에 성공한 다이먼은 내친김에 당시 2위 은행이던 JP모건의 윌리엄 해리슨 회장에게 M&A를 먼저 제의하고 2004년 이를 성사시켰다. JP모건이 뱅크원을 인수하는 형식을 띠었으나, 다이먼이 통합은행의 CEO를 맡았다. 피합병 은행 CEO가 통합은행의 사령탑으로 맡는 것은 흔하지 않은 것으로 고령의 해리슨 JP모건 회장이 다이먼을 후계자로 삼기 위해 합병에 동의했다는 분석이 정설로 통한다. 호사가들은 만약 웨일 씨티그룹 회장이 척 프린스가 아닌 제임스 다이먼에게 경영권을 물려줬다면 씨티그룹이 지금처럼 창사 이후 최악의 위기에 빠졌을까 하는 가정을 하곤 한다. 다이먼은 그만큼 경영 수완이 탁월하다. 그는 재무적 안정성을 중시하는 경영자로 구조조정과 M&A의 귀재로 통한다. 그는 1만3,000명에 이르는 베어스턴스 인력을 절반으로 줄이겠다고 선포한 바 있다. 서브프라임 부실사태로 지난해 물러난 척 프린스 씨티그룹 전회장은 법률 전문가출신으로 30만 명에 이르는 방대한 조직관리에 실패, 위기를 좌초했다. 결과적으로 웨일 전 회장의 후계자 선택은 실패였던 셈이다. 씨티그룹은 최근 자산을 대폭 줄이는 대규모 구조조정에 착수, JP모건이 자산면에서도 씨티그룹을 추월하기는 시간 문제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JP모건은 BoA보다도 재무구조가 탄탄해 두 회사의 덩치 경쟁에서도 다소 유리하다. JP모건은 2ㆍ4분기에 베어스턴스 부실요인을 안고도 20억 달러의 흑자를 냈다. 100년 전 월가를 구원하고, 부동의 1위였던 JP모건의 화려한 명성 재건은 그다지 멀지 않아 보인다.
월가 은행 이름 딴 신조어

▶골드만화 Goldmanization : 美 금융시장 영향력 확대 ▶모건화 Morganization : 부실 금융기관 재건 의미 뉴욕 월가에서는 특정 은행의 이름을 딴 신조어 2개가 유행하고 있다. 'Goldmanization'과 'Morganization'이 바로 그것이다. '골드만화'는 월가에 골드만삭스의 영향력이 커진다는 의미고, '모건화'는 20세기를 관통하며 미국 금융가를 좌지우지해온 모건 하우스 소속 금융사가 부실 금융기관을 인수해 강력한 구조조정으로 재건한다는 뜻이다. 전자는 주로 미국 금융시장이 골드만삭스의 손아귀에 놀아난다는 유럽의 비판적 시각을 드러낸 표현인 반면 후자는 JP모건이 혼란에 빠진 월가를 구원한다는 긍정적 뉘앙스를 담고 있다. 미국 중앙은행이 없었던 1907년 JP모건은 최종 대부자 역할을 하면서 미 금융위기 수습, 월가의 구원투수라는 별명을 얻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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