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미국과 견줄 만한 경제 대국으로 발돋움했지만 획기적인 체질 개선을 단행하지 않으면 중국발 3차 세계 경제 위기가 올 수도 있다고 경고하는 책이다. 저자는 중국이 달러, 자원, 두뇌 등 3중고에 시달리고 있다고 지적한다.
중국의 3중고 중 하나는 달러의 문제다. 달러와 위안화의 본질적 관계가 환율을 왜곡시키고 이것이 인플레이션과 경상수지와 투자시장에 영향을 준다. 이런 요소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결국 위안화는 달러에 종속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결국 지탱되고 있는 부동산 거품마저 꺼진다면 중국 경제는 걷잡을 수 없는 소용돌이에 빠지게 되는데 그 징조가 이미 서서히 나타나고 있다는 것이 저자의 진단이다.
중국의 외환보유고가 전 세계 1위고, 인민은행이 위안화 환율을 비교적 잘 조정하고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대량의 위안화를 투입해 전 세계 무역흑자를 끌어 모으는 것뿐이라고 저자는 보고 있다. 정부가 가지고 있는 막대한 양의 외환보유고는 '메이드 인 차이나' 제품을 전 세계에 흩뿌렸기에 가능한 결과였고 따라서 중국의 무역흑자는 중국에 대규모의 생산과잉이나 공급과잉이 나타난다는 것을 의미한다는 것이다.
또 자원의 문제다. 세계의 공장이 된 중국은 에너지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어났지만 현재 자원이 부족해 전기가 제한 공급되고 있다고 전한다. 여기에 국유기업들의 횡포, 핵심기술이 빠진 태양광 산업, 원자재 인플레이션 등의 기존 악재가 더 현실화되면 산업 전체가 위기에 빠질 수도 있다고 주장한다. 또 중국의 농축산업도 종자를 만드는 기술과 농산물을 판매할 시장이 모두 서방선진국에 종속돼 있어 이것을 극복하지 못하는 한 중국의 발전은 벽에 부닥치게 될 것이라는 게 저자의 분석이다.
마지막으로 두뇌의 문제다. 중국은 IT와 첨단산업에서 큰 성장세를 보이고 있지만 정작 중요한 핵심기술이 없다는 게 저자의 관점이다. 이런 첨단산업은 대부분 외국자본들이 쥐고 있기 때문에 금융 기술이 상대적으로 취약한 중국 기업들이 이 분야에서 주도권을 잡기가 쉽지 않아 중국 경제가 지금의 저비용 구조를 탈피해 선진국형으로 변모하기 전에는 단지 서구의 식민지밖에 될 수 없다는 것이다.
중국의 위기는 단순히 중국의 문제로 끝나지 않는다. 중국은 세계적 경기침체 속에서 유일하게 성장하고 있을 뿐 아니라 미국을 대신할 소비시장으로 급부상하고 있기 때문이다. 저자가 '중국발 3차 세계 대공황'을 언급한 것도 그런 이유로 보인다. 저자는 "중국 경제가 선진국형으로 체질을 바꾸고 이를 통해 세계 경제가 마지막 희망을 놓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말한다. 1만7,0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