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 금융

[동십자각] '술'건강하게 마십시다

화가 파블로 피카소가 임종 때 마지막으로 남긴 말이다. 훗날 가수 폴 매카트니는 이런 제목의 노래를 만들어 부르기도 했다.「나를 위해 마셔라」 멋진 말이다. 꽤나 풍류를 즐겼던 화가가 남긴 말이라 그런지 보통사람들에게는 상당히 설득력이 있어 보인다. 애주가들에게는 어느 정도 위안도 되고. 프랑스의 소설가 빅토르 위고는 『신은 단지 물을 만들었을 뿐인데 인간은 술을 만들었다』고 말했다. 모두 술을 예찬하는 말이다. 그러나 술을 무작정 들이키면 몸이 상하니 문제가 어려워진다. 누구나 주변을 돌아 보면 술 때문에 명을 재촉한 사람이 있음을 발견할 것이다.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죽지는 않더라도 몸이 크게 상해 그 좋은 술을 평생 못 마시게 되면 그런 불행이 또 어디에 있을까. 본인이나 주변의 애주가들을 살펴 보면 평생 술을 즐기기 위해 이제는 어느 정도 속도조절을 할 필요를 느낀다. 술이 몸을 상하게 하는데는 과도한 음주량 탓도 있겠지만 아무래도 술버릇이 중요한 요소인 것 같다. 술만 먹으면 우는 사람이 있고, 고래고래 소리를 지르며 싸우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무엇이 그렇게 좋은지 연신 웃고 떠들면서 음주지락(飮酒之樂)를 만끽하는 사람이 있다. 어떤 음주 습관이 몸을 상하게 하는지는 자명할 것이다. 우리 속담에 「반잔 술에 눈물나고 한잔 술에 웃음난다」는 말이 있다. 술이 눈물와 웃음 모두를 불러들일 수 있다는 뜻일게다. 시인 황지우는 이런 구절을 읊고 있다. 「그러므로 어느 날 나는 흐린 주점에 앉아 있을 것이다/완전히 늙어서 편안해진 가죽부대를 걸치고 등뒤로 시끄러운 자담을 담담하게 들어주면서 먼 눈으로 술잔의 수위만을 아깝게 바라 볼 것이다」 시인이 술을 대하는 감상이 무척 울적하다. 일본의 소설가 무라카미 류는 자신의 소설 한 구석에 이런 말을 집어 넣고 있다. 「와인을 마시면 익숙한 풍경도 어쩐니 달라 보일 때가 있다. 향기를 맡고 한 모금 들이킨 순간, 어딘가 다른 장소에 와 있는듯한 착각에 빠질 때가 있다. 그것은 관능적인 착각으로, 물론 그런 와인에는 뭔가의 힘이 있어야 한다. 」 술은 울적한 심사를 달래주기도 하고, 야릇한 관능적 분위기를 연출하기도 한다. 가장 고약한 것은 술만 먹으면 싸우거나 우는 습관일 것이다. 그러니 평생 몸을 상하지 않으면서 술을 즐기려면 지금부터라도 건강을 먼저 생각하는 습관을 가져야 할 것 같다. 적당히 속도조절을 하고 무엇보다 즐겁게 마시는 게 좋지 않을까. 술만 마시면 부하들을 두들겨 패는 바람에 목숨을 잃은 장비의 신세가 되기 보다는 이승을 하직하는 순간에도 『DRINK TO ME』라고 말할 수 있는 여유가 있어야 하지 않을까. 李勇雄 (문화레저팀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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