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은행 '노사벽 허물기' 팔 걷었다

"뭉쳐야 금융전쟁서 생존"<br>"화합이 경영성패 가른다"… 감성통합 적극<br>호프데이·체육대회등 '대화마당' 잇단 개최

이장호(오른쪽) 부산은행장이 지난달 29일 임직원들과 함께‘꼭짓점 댄스’를 추고 있다.

#사례1. 지난달 29일 이장호 부산은행장과 3,000여명의 임직원들은 부산 경륜공원에서 가진 노사화합 거북이 마라톤대회에 앞서 ‘꼭짓점 댄스’를 추는 진풍경을 연출했다. #사례2. 국민은행은 강정원 행장이 3개로 나눠져 있던 노조를 통합하면서 약속한 대로 지난해 9월 비정규직 직원의 정규직 전환 시험을 실시했다. 총 3,122명이 응시, 39대1에 달하는 치열한 경쟁을 벌인 끝에 80명이 최종 합격의 기쁨을 안았다. #사례3. 신상훈 신한은행장은 조흥 노조가 통합 은행장 내정을 축하하는 난(蘭)을 보낸 것에 고마움을 표시하기 위해 옛 조흥은행 노조사무실을 예고 없이 혼자서 방문했다. 은행 경영에 노사화합이 핵심 키워드로 떠오른 지 오래다. 최근 노사 화합은 과거와 같은 소극적인 의미에서 벗어나 노사가 함께 머리를 맞대고 은행의 비전을 수립하는 적극적인 의미로 전환되고 있다. 은행장이 솔선수범하며 노조와 대화하고 노조도 적극적으로 은행 경영에 의견을 개진함으로써 동참하고 있다. 은행들이 ‘노사협의회’나 ‘호프데이’ ‘체육대회’를 여는 것은 상시적인 일이 됐다. 노사협의회는 사측과 노측이 동수로 참여, 은행 현안에 대해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식 통로다. 이화언 대구은행장은 주기적으로 직원들에게 ‘CEO 레터’를 띄워 은행 경영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직원들에게 전파하고 있다. 김종열 하나은행장은 사내 탁구대회에서 최근 직원들과 복식조를 이뤄 구슬땀을 흘리기도 했다. 외국계 은행들은 한국의 노사문화의 장벽을 극복하기 위해 보다 적극적이다. 리처드 웨커 외환은행장은 지난해 체육대회에서 여직원을 목말을 태우고 기마전에 참여했다. SC제일은행의 존 필메리디스 행장 역시 직원들과 수시로 산행, 축구는 물론 술자리까지 같이하면서 경영진과 직원간의 간격을 메우기 위해 노력한다. 인수합병(M&A)을 통해 새롭게 출범한 은행들은 노사화합의 정도가 경영을 좌지우지하기 때문에 감성 통합이 필수요소다. 한국씨티은행의 경우 옛 한미은행 노조와의 갈등으로 1년 이상 정상영업이 이뤄지지 못했다. 금융권의 한 관계자는 “내부조직의 사분오열은 은행의 역량을 분산시킨다”며 “노사화합은 은행 전쟁의 성패를 가르는 가장 중요한 요소”라고 말했다.

관련기사



김정곤 기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