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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가 되면 조상들은 액을 쫓고 복을 부르기 위해 길상화(吉祥畵)를 그려 대문이나 집안에 붙였다. 정초에 복을 부르는 그림을 의미하는 세화(歲畵)를 만날 수 있는 전시가 한국일보 갤러리서 3일부터 열린다. 이번 전시는 우리민화협회원 50여명이 1년 이상 준비한 작품 50여점이 선 보인다. 특히 ‘다복’을 상징하는 황금돼지의 해 정해년(丁亥年)에 ‘운수대통’을 기원하는 돼지상이 다양하게 소개된다. 전시장에는 ‘답습과 모방’이라는 옛그림에 대한 편견을 떨쳐버릴 수 있는 다양한 세화가 걸린다. 길상화로 대표적인 십장생도를 비롯해 호랑이ㆍ용ㆍ닭ㆍ개ㆍ해태ㆍ기린ㆍ봉황 등 상서로운 동물과 매화ㆍ수선화ㆍ동백 등 봄을 상징하는 화초그림 등이 소개된다. 천연염색으로 물들인 한지에 화려한 꽃과 나비가 듬직한 돼지의 모습과 조화를 이루는 등 민화의 색다른 맛을 느낄 수 있다. 민화의 현대화에 관심을 두고 연구해 온 서공임 작가는 “민화는 우리 민족의 삶ㆍ소망ㆍ멋을 담고 있는 그림으로 규범에 얽매이지 않는 자유분방한 표현들과 민중의 꾸밈없는 멋과 익살을 화려하고 강렬한 채색으로 그려낸 민족화”라며 “젊은 작가들의 작품을 통해 민화가 어떻게 현대적으로 발전할 수 있는 지를 모색해 볼 수 있는 기회”라고 말했다. 전시는 21일까지 (02)724-2613 ‘복’을 부르는 동물은 용인시 호암미술관에서도 만날 수 있다. 미술작품에 깃든 선조들의 소망을 전하는 ‘상상과 길상의 동물’전이 그것. 12세기 고려 때 제작된 청자 기린향로를 비롯해 조선시대 제작된 목기ㆍ회화ㆍ민화ㆍ자수 등 상서로운 동물을 담은 작품이 다양하게 선보인다. 보물 786호인 ‘청화백자운룡문병(靑華白瓷雲龍文甁)’을 필두로 19세기 제작된 해태 받침 업경대(業鏡臺ㆍ생전에 쌓은 업을 비춰보는 거울), 17~8세기 ‘청동운룡문운판(靑銅雲龍文雲板)’, 조선 정조ㆍ순조 연간에 활약한 임희지(林熙之. 1765-?)의 1817년 작 회화인 ‘노모도(老貌圖)’ 등이 선보인다. 새로운 한 해를 시작하는 1월에는 세화를 보며 가족의 행복과 건강 그리고 안녕을 소망하는 것도 좋을 법하다. 전시는 2월 28일까지. (031)320-180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