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몽준 새누리당 의원은 10일 한 라디오프로그램에 출연해 당내 6·4 지방선거 후보자 공천신청 기간이 15일까지 연장된 데 대해 "형평성을 잃은 것인지, 누가 누구와 내통하는 것인지 궁금하다"며 "이런 것은 공개적으로 의사소통을 해야지 그렇게 내통한다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당초 새누리당 공천신청 마감일은 10일이었는데 오는 14일 미국에서 귀국하는 김황식 전 국무총리의 편의를 봐주기 위해 일정을 바꿨다며 견제구를 날린 것이다.
서울시장 예비후보 등록을 마친 이혜훈 새누리당 최고위원도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김 전 총리를 겨냥한 듯 "경선 후보 등록 마감이 15일로 연기됐다"며 "이미 지나간 것에 다시 얘기하지 않겠다"고 언급했다.
이 최고위원은 또 공천관리위원회가 경선방식을 확정하지 못한 점도 '특정후보 밀어주기'라는 오해를 살 수 있다고 꼬집었다. 그는 "반드시 14일까지 경선의 룰과 일정을 공표해야 한다"며 "후보 등록을 받고 룰을 정하면 특정 후보에 유리하게 룰을 변경했는지 논란이 인다"고 요구했다.
여권의 서울시장 후보 경쟁은 미국에서 머물고 있는 김 전 총리가 귀국하는 데 맞춰 더욱 격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김 전 총리는 미국 UC버클리 로스쿨의 한국법센터 설립 자문에 응하기 위해 지난달 11일부터 미국에 체류했으며 공천신청 마감을 하루 앞둔 14일 귀국할 예정이다. 김 전 총리는 귀국 당일 기자회견을 열고 서울시장 출마를 공식 선언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반대로 야권은 민주당과 새정치연합이 통합신당을 출범시키고 정의당까지 후보를 내지 않겠다는 방침을 밝히면서 자연스럽게 서울시장 단일후보 체제를 완성했다. 천호선 정의당 대표는 이날 국회 기자회견을 통해 "정의당은 이번 지방선거에서 서울시장과 경기도지사 후보를 내지 않기로 했다"며 "민주당과 새정치연합의 통합 결정 이후 보수가 결집한 상황에서 야권단결에 대한 국민 요구에 어떻게 부응할지 심사숙고했다"고 밝혔다.
지난 2010년 서울시장 선거 당시 한나라당 소속 오세훈 후보가 불과 0.6%포인트 차이로 한명숙 민주당 후보를 꺾었을 때 노회찬 전 정의당 대표가 3.3%를 득표하며 '패배 책임론'을 뒤집어썼던 상황을 방지하겠다는 판단이 깔린 것으로 보인다.
통합진보당의 경우 서울·경기·인천 등 수도권 지역 3곳에 모두 후보를 내서 선거를 완주한다는 입장이지만 '종북 논란'이 발목을 잡고 있어 대세에 영향을 미치기는 어렵다는 게 정치권의 대체적인 시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