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유 가격이 배럴당 45달러 이상이면 원자력의 경제성을 확인할 수 있고 75달러 이상으로 오르면 원자력이 매우 유리해집니다. OECD 국가 중 한국과 일본 등이 주요 에너지 정책으로 원자력 발전을 선택한 게 매우 올바른 판단이었음을 입증하는 것입니다.” ‘제3차 세계원자력대학여름학교(WNU)’ 특별강연을 위해 방한한 루이스 에차베리(60ㆍ사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산하 원자력에너지기구(NEA) 사무총장을 19일 한국원자력연구원에서 만나 방한 목적과 OECD 회원국의 원자력발전 현황에 대해 들어봤다. 그는 유럽과 미국 등 서방 선진국이 안전성 등을 이유로 원자력발전에 적극적이지 않은 데 대해 화석연료의 수급 불균형과 가격 상승으로 원자력발전이 새롭게 부각되고 있으며 OECD 국가 중 핀란드ㆍ프랑스ㆍ슬로바키아 등은 이미 원자력발전소 신규 투자계획을 수립했고 미국과 영국 등에서도 신규 투자를 계획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친환경성 문제와 관련해서도 “현재 원자력발전은 전세계 전력의 16%, OECD 국가 전력의 23%를 공급하고 있으며 이를 다른 에너지원으로 대체하면 전세계적으로 원자력발전보다 약 8%나 많은 이산화탄소가 배출됐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최근 진행 중인 북핵 문제와 관련해 에차베리 사무총장은 “현재 6자 회담과 IAEA가 추진 중인 해결방향을 매우 긍정적으로 평가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핵융합 기술이 현재의 원자력발전을 대체할 것으로 보느냐는 질문에 “핵융합 연구가 중요한 것은 사실이지만 50년 후에나 기대할 수 있는 기술에 불과하다”며 “현재 대체 가능성 등을 논의하는 것 자체는 큰 의미가 없다”고 설명했다. 이밖에 최근 일본에서 지진으로 원자력발전소 가동을 중단한 데 대해 “방한 직전 파리에서 이번 사고에 대한 보고를 받았다”며 “저준위 핵물질 누출 등 사소한 세 가지 문제가 있었지만 원자력 안전규제 측면에서 심각하지 않다고 본다”고 말했다. 에차베리 사무총장은 1949년 스페인에서 출생했으며 1997년 이후 현재까지 OECD 산하 원자력에너지기구 사무총장을 맡고 있다. 제3차 WNU는 지난 14일부터 오는 8월24일까지 6주 간 청주 라마다플라자호텔에서 개최되며 36개 국 104명의 수강생이 참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