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외칼럼

[시론] 부동산 정책의 방향

올해의 가장 큰 뉴스가 부동산가격 폭등으로 지목되고 있을 정도로 수도권 주택가격 폭등은 우리 경제 최대의 현안이 되고 있다. 주택가격 폭등 현상을 지켜보고만 있는 사람들은 상대적 박탈감으로 고통스러워하고 미래에 자가주택을 구입하려고 계획했던 서민들과 청년층은 망연자실한 채 희망을 잃고 있다. 심지어 가격상승의 이익을 많이 얻은 사람들도 세금이 크게 올랐다고 아우성이다. 수도권의 부동산가격 폭등이 왜 문제가 되는가. 우선 생산에 대한 기여 없이 막대한 부를 얻는 현상(불로소득)은 국민들의 사회정의감을 크게 손상시켰다. 가격 폭등에 서민들 박탈감 둘째로 주택시장의 가격폭등은 시장참가자(거래자)에게 영향을 줄 뿐 아니라 앞으로 주택을 마련하려고 하는 무주택자나 청년층에 큰 타격을 준다. 이 집단이 주택가격 폭등의 최대 피해자이다. 셋째로 주택가격 폭등은 거품 발생과 그 붕괴로 이어져 거시경제를 크게 불안정하게 할 수 있다. 넷째로 사람들로 하여금 정상적인 생산활동보다는 투기활동에 골몰하게 해 경제의 효율을 크게 떨어뜨린다. 부동산가격이 지속적으로 상승하는 가장 근본적인 원인은 저금리와 과잉유동성이다. 그동안 정부는 이것은 그대로 둔 채 주로 보유세와 양도소득세 등의 조세정책만으로 투기수요를 억제해 가격안정을 달성할 수 있다고 공언했는데 실패했다. 급격한 세율 인상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므로 가격안정을 달성하려면 조세정책과 통화정책이 동시에 수행돼야 가능하다. 경기에 대한 불안 때문에 금리인상을 하기가 곤란하다면 2주택 이상 구입자에 대한 대출을 강력하게 억제했어야 했다. 그리고 택지공급 확대 등으로 주택공급 증대에도 힘을 쏟았어야 했다. 이 시점에서도 시장을 신뢰하는 사람들은 부동산 조세를 완화하고 각종 규제도 풀어 시장에 맡기자고 한다. 그러면 엄청난 폭등장세가 상당기간 지속될 것이다. 이는 물론 공급증가를 유발하겠지만 주택공급 증가에는 시간이 많이 소요되므로 가격안정까지 꽤 긴 시간이 걸릴 것이고 장기적으로는 과잉공급으로 인한 거품붕괴로 이어질 수 있다. 앞으로도 가격상승이 지속되면 위험한 거품붕괴 상황이 올 수 있으므로 점진적인 금리인상 등 정부의 개입을 통한 부동산가격의 하향 안정화가 필요한 시점이다. 위의 부동산가격 폭등의 문제점에 비춰볼 때 정부 부동산정책의 목표는 가격안정과 불로소득 환수, 서민주거 안정이라고 본다. 가격안정뿐 아니라 불로소득의 환수장치를 잘 갖추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그리고 불로소득 환수를 통한 재원을 기존 재원에 추가해 가격폭등의 최대 피해자인 서민과 무주택자의 주거안정을 위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 정부 및 중앙은행이 부동산가격 안정을 이룰 정책수단은 가지고 있지만 경기에 미치는 영향을 감안해 섣불리 금리인상과 강력한 대출규제를 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보유세와 양도소득세 같은 현행 부동산 조세는 그나마 투기수요를 억제하고 불로소득을 환수하는 최소한의 장치이다. 주택거래가 자유로운 사회에서 투기와 불로소득의 발생은 불가피하지만 이를 적절한 한계 내로 통제하는 것이 필요하다. 조세·통화정책 병행 시장 안정을 중대형 주택의 경우 가격안정도 중요하지만 불로소득 환수가 더 중요하다. 이를 추가 재원으로 활용해 서민주거 안정을 위한 공공임대주택, 환매조건부 주택, 토지임대부 주택 등 다양한 방법을 시도할 필요가 있다. 분양가 규제의 경우 시장가격과 분양가 사이에 큰 괴리가 있으면 공급위축과 함께 또 다른 불로소득과 분양투기가 생기므로 양자의 가격 차이 정도를 조절할 필요가 있다. 결론적으로 현정부와 차기정부의 정책이 서민들과 청년층에 자기 주택 마련의 희망을 줄 수 있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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