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스포츠 문화

상품가치 잃어버린 짚신·가발서 역사·사회구조 속의 개인을 보다

작가 이완 개인전

이완 '메이드인 코리아 - 짚신' 영상 중 한 장면

과자 봉지 뒷면에서 다양한 재료의 원산지가 눈에 띄었다. 미국산 밀, 대만산 설탕, 말레이시아산 팜유 등등. 직접 생산한 재료로만 과자를 만들 수 있을까? 작가는 이를 실행에 옮겼다. 대만(설탕)·태국(실크)·미얀마(금)·캄보디아(쌀) 등 아시아 6개국에서 직접 생산에 나섰다. 총 12개국에 한국까지 프로젝트를 완성해 내년 12월 삼성미술관 플라토에서 전시를 열 예정이다. 바로 이완 작가의 '메이드인' 프로젝트다. "자본주의는 철저한 분업으로 최저 가격을 만드는 구조죠. 흔한 설탕이나 쌀을 직접 생산하면 천문학적 비용이 듭니다. 하지만 설탕 한 봉지의 생산과정을 생각 없이 지나치며 역사적 맥락도 잊어버립니다. ('메이드인' 프로젝트는) 그걸 보자는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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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압구정동 313아트프로젝트에서 이완(36) 작가의 개인전 '울고 간 새와 울러 올 새의 적막 사이에서'가 열리고 있다. 2013년 대구시립미술관의 'Y 아티스트 프로젝트' 첫 작가, 지난해엔 삼성미술관 리움의 '제1회 아트스펙트럼 작가상' 수상자로 선정되며 주목을 받는 작가다.

이번 전시엔 그 '메이드인' 시리즈 한국편 '메이드인 코리아' 2점이 처음 공개됐다. 그가 민속촌과 구로에서 완성해온 '짚신'(전근대 1편)과 '가발'(근현대 1편)이다. 이제 상품가치를 잃어버린 생산품에서 작가는 역사·사회구조 속 개인을 말하고 싶어한다. 함께 전시된 근현대 수집품 컬렉션 '취미수집'도 같은 맥락이다. 100여년 역사를 증명하는 수집품 사이사이, 한 남자의 일생을 담은 사진을 슬쩍 끼워넣었다. 이 외에도 선동적인 북한 포스터 풍에 박정희 전 대통령의 구호를 얹은 대형 회화작품 '더욱 밝은 내일을 위하여'를 비롯, 네온 설치작품 '핑크빛 네온 산', 황학동 불상·기념품 매대를 촬영한 '프로덕트', 자체 화폐 금융프로젝트 '뱅크 오브 이완' 등도 선보인다. 전시는 5월20일까지. (02)3446-3137.


이재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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