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취 상태의 승용차 운전자가 모는 차량에 동승했다가 교통사고가 났다면 동승자에게도 40%의 과실 책임이 있다는 판결이 나왔다.
서울중앙지법 민사61단독 재판부는 남자친구가 음주 상태로 몰던 차량에 탔다가 교통사고로 다친 박모(32.여)씨가 자동차보험 계약업체인 S화재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에서 "피고는 4억7천200여만원을 배상하라"며 원고 일부승소 판결했다고24일 밝혔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원고는 언니, 남자친구 등과 함께 술을 마신 뒤 승용차에 탔고 조수석에서 안전띠를 매고 잠을 자다가 사고를 당한 사실이 인정되므로 피고는 남자친구 승용차의 보험자로서 원고가 입은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재판부는 "원고는 음주 만취 상태인 남자친구의 승용차에 동승해 위험을 자초했을 뿐 아니라 운전자가 전방을 잘 주시하면서 안전하게 운전하도록 주의를 촉구했어야 함에도 이를 게을리 한 채 잠을 자다가 사고를 당한 과실이 있다"며 피고측 책임을 60%로 제한했다.
박씨는 2003년 12월 언니, 남자친구 등과 함께 관광지에서 술을 마신 뒤 숙소를 물색하려고 혈중 알코올 농도 0.147%의 만취 상태인 남자친구가 모는 승용차에 타고가다 승용차가 역주행해 교통사고가 나면서 하반신이 마비되자 자동차종합보험에 가입된 보험사를 상대로 소송을 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