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국립중앙박물관, 인도·일본·중국 미술 한눈에

인도 북부지역에서 11~12세기 제작된 석조조각으로 에로티시즘이 반영된 ‘미투나, 사랑을 나누는 남녀’(왼쪽) 산시성 시안에서 출토된 당나라 시대의 벽화

조선 시대 조희룡과 비교되는 일본 화가 나카바야시 지케이의 ‘매화서옥도’

국립중앙박물관(관장 최광식)에 가면 우리 고유의 문화유산을 볼 수 있지만 세계 각국의 진귀한 문화재도 함께 감상할 수 있다. 특히 지금은 인도와 일본, 중국의 기획전시가 동시에 열리고 있어 하루를 통째 투자해도 아깝지 않다. (02)2077-9000 ◇인도미술, 신과 인간의 이야기=요즘 미술시장이 가장 주목하는 분야 중 하나인 인도미술. 작품가는 연일 치솟지만 자주 접하지 못한 대중들은 인도미술이 어렵기만 하고 비싼 이유가 이해되지 않는다. ‘인도미술, 신과 인간의 이야기’전에는 간다라 불교 조각과 힌두교 신상, 17~19세기 회화 등 43점의 작품들이 선보여 인도미술에 대한 배경지식 쌓기를 도와준다. 2~3세기 제작된 ‘간다라 보살상’ ‘녹야원에서의 첫 설법’ 등에은 종교적 품격이 흐른다. 11~12세기 인도 북부에서 제작된 석조 조각 ‘미투나, 사랑을 나누는 남녀’는 남자가 여자의 허리끈을 풀고 여자가 남자의 머리카락을 당기는 생생한 표현으로 에로티시즘의 극치를 보여준다. 오늘날 인도미술의 기름진 토양이 된 다양한 작품들은 내년 6월21일까지 전시된다. ◇일본 미술의 복고풍= 일본 미술의 복고작품을 감상하다 보면 어디서 본 듯한 친근감을 느낄 수 있는데 이는 한일의 공통된 문화적 기반에 기인한다. 요시무라 다다오가 그린 ‘소토쿠 태자’의 의상에는 고구려 고분벽화에서 착안한 요소가 반영됐고, 고토 세이이치의 ‘훈염’은 일명 에밀레종인 성덕대왕신종에 새겨진 ‘비천상’과 꼭 닮았다. 또 일본 선화(禪畵)의 선구자 후가이 에쿤의 ‘달마도’는 제작 당시 조선통신사 화원으로 일본에 파견됐던 김명국의 영향을 짐작케 한다. 가노 단유의 ‘소상팔경도’는 안견과, 나카바야시 지케이의 ‘매화서옥도’는 조희룡의 그것과 비견할 수 있으며 한국의 호랑이 문양이 새겨진 17세기 일본 도자기도 볼거리다. 같은 소재를 다뤘더라도 일본의 정서를 함축하고 있으니 이를 짚어가면 보는 재미가 더욱 쏠쏠하다. 11월2일까지. ◇중국 고대회화의 탄생=중국국가박물관에서 빌려온 국보급 유물 23점 등 총 60여점의 중국 전통작이 선보인다. 선사시대 토기와 옥기, 춘추전국시대의 청동기, 한(漢)대의 동경과 화상석(그림을 그린 돌) 탁본 등을 통해 중국 고대회화의 발전과정을 살펴본다. 화상석 중 ‘나신천문축귀도’는 고 김재원 초대 국립중앙박물관장이 단군신화와 관련해 해석한 바 있는 의미 있는 작품. 당나라의 벽화와 조각품 등에 담긴 탁월한 미감을 통해 오늘날 전성기를 구가하는 중국미술의 원동력을 짐작할 수 있다. 내년 6월28일까지 전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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