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정책

獨 직업훈련센터는 '中企 산학연' 상징

[경제 百年大計 교육에서 찾는다] 2부. 선진교육 현장을 가다 <7> 산학연의 천국 독일·스위스<br>기업 70% 정부 30% 운영 지원<br>마이스터들이 학생 실습 지도<br>"장인 자격 따자" 직장인도 선택

독일 슈투트가르트의 직업훈련학교 etz에서 전기를 공부하는 학생이 실습에 여념이 없다.

독일에서는 대기업뿐 아니라 중소기업 역시 산학연 협동에서 소외되지 않는다. 돈이 많은 기업이 대학에 기부금과 연구자금 대부분을 지원하는 우리나라 산학연과는 차이가 있다. 최첨단 반도체 기술부터 동네 카센터까지 철저히 학교에서 연마된 기술이 현장에서 쓰여진다. 독일의 중소기업 산학연을 상징하는 곳은 다름아닌 직업훈련센터다. 중학교 졸업 후 실업계 고교를 선택한 학생들이 기술 실기실습을 위해 별도로 다니는 곳이다. 또 학교를 졸업한 20대 직장인들이 마이스터 자격증을 따기 위해서도 이 곳을 선택한다. 서울경제신문 취재진이 찾은 슈투트가르트의 주립 직업훈련학교인 'etz'가 바로 그런 곳이다. 4층 규모의 아담한 건물 입구에는 '당신의 미래를 마이스터화하라!(Meistern Sie Ihre Zukunft!)'라는 문구가 붙어 있다. 클라우스 슈마허 etz 대외협력처장은 "벤츠ㆍ지멘스 같은 대기업은 회사에 자체적인 인재양성 시스템을 갖고 있지만 중소기업들은 대부분 그런 기능이 없다"며 "이 곳을 졸업한 후 별도의 마이스터 과정까지 거치면 적어도 기술에 있어서는 어디에서도 뒤떨어지지 않는 인재로 거듭난다"고 말했다. 산학연 협동에 나설 엄두가 나지 않는 중소기업들에는 정부가 직접 나서 이들의 기술향상을 돕고 있다. etz의 경우 기업과 정부의 비용부담으로 운영된다. 직업학교는 정부가 100% 운영비용을 대지만 직업훈련센터의 경우 기업이 70%, 정부가 30%씩을 부담한다. 단 졸업 후 마이스터 과정에 등록한 사람에게는 별도의 등록금을 받는다. 강사들의 면면은 산학연 협동을 그대로 보여준다. 정식 교사들과 함께 현장에서 5년 이상 근무한 마이스터들이 외부강사 자격으로 학생들의 실습을 지도한다. 마이스터 대부분은 보쉬ㆍ벤츠 등 대기업에서 근무했다. 대기업에 소속된 이들이지만 중소기업에 주로 취직하는 실습생들을 위해 기꺼이 근무시간을 쪼개 이 곳에서 학생들을 가르친다. 학교에서 가르치는 기술이 현장과 유리되지 않기 위한 노력도 게을리하지 않는다. etz는 최소 연 2회씩 졸업생들이 취직하는 기업 관계자들과 만남을 갖고 실습과 이론교육을 어떻게 해나갈지를 연구하는 세미나를 개최한다. 이 곳을 졸업하면 대부분이 월 1,500유로(약 225만원)를 받는 기술자가 된다. 또 이들 중 상당수는 2년여의 별도 과정을 이수해 시험을 쳐 합격하면 독일의 기술장인 '마이스터'가 된다. 마이스터로 거듭나면 23세에 중소기업에서 월 3,000유로(약 450만원)를 받는 어엿한 기술자가 되고 실습생과 기능공을 가르칠 자격도 부여된다. 독일 대기업 평균 초봉이 월 4,000~4,500유로 수준이라는 점, 구간별 세율이 차등화됐다는 점을 감안하면 중소기업과 대기업 간 월급차이는 없다고 봐도 무방하다. 대학 진학자와 실업계 출신 간 차별 역시 사회 어디서도 찾아볼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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