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부동산기자의 돋보기] 부동산 통계의 함정

얼마 전 건교부가 새 아파트 분양가가 오히려 하락했다는 통계자료를 낸 적이 있다. 산술평균으로 계산했을 땐 가격이 오른 것처럼 보이나 평형ㆍ지역별 가중치를 적용해보니 분양가격이 떨어졌다는 것이다. 가중치란 평균값을 산출할 때 각 개별 요소별로 중요도를 반영하는 것이다. 예컨대 노원구 20평형 아파트 값이 1주일새 1,000만원이 상승했고, 강남구 도곡동 소형 재건축 아파트 값이 같은 기간 동안 5,000만원이 올랐다고 가정해 보자. 단순 산술로 계산했을 땐 강남구 집값이 더 오른 것. 반면 지역과 평형별 가중치를 고려하면 사정이 다르다. 노원구 그것도 소형평형에서 1,000만원이 오르는 것은 흔치 않다. 만약 가중치를 적용하면 노원구 아파트 값 상승률이 강남구를 능가할 것이다. 사실 건교부가 지적한 대로 부동산 시세정보 제공업체는 평균 값을 산출할 때 가중치를 두지 않고 있다. 국민은행 역시 아파트ㆍ단독주택 등으로 가중치를 적용하고 있을 뿐이다. 정확한 통계 산출을 위해선 지역ㆍ평형별로 가중치를 적용하는 것이 옳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러 민ㆍ관 기관에서 이를 적용치 않는 이유는 기준 자체를 만들기가 거의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산술계산이 그나마 낮은 것으로 세월이 흘러도 가중치가 적용된 정확한 부동산 통계는 앞으로도 기대하기 힘들다. 건교부가 적용한 가중치는 분양가격을 낮추기 위한 통계적 조작(?)에 불과한 셈이다. 매월, 매주 부동산 통계 수치가 발표된다. 그러나 현 부동산 통계는 이처럼 문제점을 안고 있다. 통계는 단순 자료일 뿐 정확한 시장 상황을 반영하는 지표로 보기 어려운 게 현실이다. 결국 통계 수치에서 전하는 집값이 얼마나 오르고 내린 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살고 있는 집, 매입하기를 희망하는 아파트가 가격이 얼마인가가 더 중요하다. 개별 단지의 시세 흐름을 살펴보는 게 부동산 투자에서 성공할 수 있는 지름길이기도 하다. <이종배기자 ljb@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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