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日 '3월 금융위기' 가시화

무디스, 10개 시중은행 신용전망 하향조정일본의 3월 금융 위기설이 현실화되는 조짐을 보이고 있다. 국제 신용평가기관인 무디스는 21일 일본의 10개 시중은행에 대한 신용 전망을 무더기로 하향 조정했으며, 기업 도산과 부실채권도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 은행 신용 곤두박질 최근 들어 세계적인 신용 평가기관들은 잇따라 일본은행들의 재무 상태가 '믿을 만하지 못하다'는 평가를 내리고 있다. 무디스는 이날 도쿄 미쓰비시 은행 등 일본의 10개 주요 은행에 대한 신용전망을 '안정적(stable)'에서 '부정적(negative)'으로 하향 조정했다. 무디스는 "일본 기업들이 줄줄이 넘어지고 있는 현 상황에서 대규모 공적자금의 투입 없이는 은행들 스스로가 이에 대처하기 어렵다"며 은행들의 재정 건전성에 대한 의문을 제기했다. 무디스는 또 홋카이도 은행 등 5개 지방은행의 장단기 예금 등급을 기존의 투자 적격등급인 Baa3에서 투기등급인 Ba1으로 하향조정 했다고 밝혔다. 이에 앞서 S&P는 지난 주 일본의 대형은행들이 기술적으로 '지급불능(insolvent)상태에 빠졌다고 경고했다. ◆ 기업 도산 줄이어 일본 정부의 공적자금 투입과 은행들 스스로의 자산 건전성 향상 방안에도 불구, 금융 위기설이 확산되고 있는 것은 기업들의 '줄도산'으로 부실채권 규모가 급격히 늘어나고 있기 때문. 도쿄 상공 리서치가 이날 발표한 지난해 기업도산건수는 전년보다 2.1% 늘어난 1만9,1644건에 달했다. 특히 부채가 10억엔을 넘는 대형 기업의 도산은 1,410건으로 사상 최다를 기록했다. 최근 일본의 3개 대형은행들이 32억 달러의 구조조정 자금을 투입하겠다고 선언했음에도 불구, 일본 최대 슈퍼마켓 업체인 다이에의 주가는 이번 주 들어 30% 급락하는 등 파산 우려가 확산되고 있다. 다이에의 파산은 일본의 금융 위기와 맞물려 돌아갈 가능성이 커 일본 정부의 최대 현안으로 떠오른 상태다. ◆ 美, 부실채권 정리 촉구 일본의 금융 불안이 가중되면서 주변국들의 우려도 커지고 있다. 아프간 재건회의 참가를 위해 도쿄를 방문중인 폴 오닐 미 재무장관은 이날 "일본이 엔저(低)에만 의지할 것이 아니라 부실채권을 조속히 처리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한편 일본 예금보험기구와 정리회수기구는 대형은행들의 부실채권 매각에 숨통을 틔어 주기 위해 담보로 설정된 부동산 가격을 현행 감정평가의 40%에서 70~100%까지 확대하겠다고 발표했다. 윤혜경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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