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파이낸셜 포커스] 어!… 저축銀 예금금리가 시중銀보다 낮네

"안전하다" 소문에 돈 몰려 동부 등 우량 저축銀 중심<br>잇달아 내려 '금리역전', "금융시장 비정상적" 평가도


주부 김모씨는 최근 예금을 하러 동네 저축은행을 찾았다가 금리를 보고 깜짝 놀랐다. 우량 저축은행이라고 이름난 곳이라 가보았더니 1년 만기 예금금리가 연 4.3%에 불과했다. 저축은행 금리라고는 도무지 믿기지 않았다. 김씨는 결국 수소문 끝에 기업은행에서 예금을 들기로 했다. 이 은행이 판매 중인 '서민섬김통장'의 경우 첫 거래 등의 조건을 채우기만 하면 1년제 예금에 연 4.6%까지 제공하기 때문이다. 금융회사의 금리가 격변하고 있다. 저금리와 계속된 구조조정에 시중에 돈이 넘치면서 생긴 현상이다. 우량 저축은행에 돈이 넘치니 금리를 내렸고 그래도 돈이 계속 들어 오니 아예 은행보다도 낮추고 있는 셈이다. 저축은행 예금금리가 은행보다 내려갔다. 지난 9월 말 저축은행 살생부가 발표되자 우량 저축은행을 중심으로 안전하다고 소문난 곳들에 예금이 물밀듯이 밀려들었기 때문이다. 2금융권은 부도 확률이 시중은행보다 높아 당연히 예금금리가 높아야 하지만 '금리역전' 현상이 발생하고 있는 것이다. 19일 금융계에 따르면 동부저축은행은 지난 17일 1년제 정기예금 금리를 연 4.3%로 0.3%포인트 인하했다. 동부의 금리인하는 이달 들어서만 두번째다. 4일에는 연 4.9%였던 1년 만기 예금금리를 연 4.6%로 내렸기 때문이다. 동부저축은행의 관계자는 "9월 말 퇴출 저축은행 발표 이후 하루에 평균 30억~40억원이 예금이 순증했다"며 "500억원 가까운 자금이 들어와 은행보다 낮은 수준에서 금리를 정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동부 외에도 부림ㆍ한신 등 알짜 저축은행으로 이름난 곳들은 1년제 예금에 연 4.3%를 주고 있다. 한국투자도 연 4.4%만 적용한다. 이들의 금리는 은행들보다 낮다. 개인금융을 활성화하려는 국책은행들은 1년 만기 예금에 연 4%대 중반의 금리를 약속하고 있다. 기업은행의 '서민섬김통장'은 첫 거래 등 일부 조건을 만족하면 1년제에 최고 연 4.6%의 금리를 제공한다. 산업은행의 'KDB다이렉트 예금'은 1년 만기에 연 4.5%의 금리를 적용한다. 별다른 제약 조건도 없다. 스마트폰 전용상품이기는 하지만 국민은행의 'KB스마트폰 예금'도 1년제에 연 4.4%를 준다. 시중은행 예금상품이 저축은행보다 금리가 높은 것이다. 업계에서는 당분간 이 같은 금리역전 현상이 계속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보고 있다. 이들 저축은행은 예금 감소를 바라면서 은행권 최고 금리 수준보다 낮게 금리를 책정했지만 여전히 예금이 줄지 않기 때문이다. 저축은행 업계의 관계자는 "우량사의 경우 금리를 내리면서 추가로 예금이 늘어나지는 않지만 줄지 않아서 고민하고 있다"며 "이 같은 분위기라면 당분간 은행보다 저축은행이 금리가 낮은 현상이 계속될 수밖에 없지 않느냐"고 말했다. 하지만 이런 현상을 그리 긍정적으로 보기는 힘들다. 오히려 저축은행의 금리가 은행보다 낮은 것은 금융시장이 비정상적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한편으로 보면 통화 당국과 금융 당국의 정책 실패가 빚은 시중금리의 왜곡이라는 분석도 적지 않다. 통화 당국은 기준금리를 계속해서 실기했고 이 속에서 시중자금이 넘쳐 흐르고 있다. 금융 당국은 어렵게 구조조정을 했지만 여전히 불안 심리가 남아 있고 이 속에서 '돈의 편중' 현상이 좀처럼 가시지 않고 있는 셈이다. 우리 금융시장은 이래저래 불안함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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