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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블로그]신무경 기자의 ‘돈이 머니’ <3>

신용카드 잘 활용하면 연말정산 안 부럽다<br>소비 절제할 줄 아는 사람이라면 신용카드가 주는 혜택 찾아먹어야


입사한 지 달수로만 6개월. 일정한 소득이 들어오다 보니 씀씀이도 대학시절보다 훨씬 커져버렸네요. 매달 장독에 한아름 물을 담아와도 깨져버린 밑 독에서 흘러나오는 물을 막을 수 없다고 할까요.

입사 새내기의 필연적 과소비. 어쩔 수 없는 현실일 지 모릅니다. 그래도 새내기는 아껴야죠. “처녀ㆍ총각 때 모으지 못하면 평생 돈 못 모은다”는 PB분들의 말처럼 풍선 바람 빠지듯 새 나가는 돈을 어떻게 한푼이라도 절약할 수 있을 지 고민하셔야만 합니다. 저도 짱구를 거듭 굴린 끝에 새는 돈을 막는 한 가지 방편으로 ‘카드 혜택의 활용을 극대화하자’는 결론을 내렸습니다.


◇소득공제 못 받는 체크카드, 당신은 왜 쓰고 계신가요=그 동안 저는 체크카드만 고집했습니다. 나름 괜찮은 혜택을 담고 있는 체크카드가 많으니까요. 신용카드를 쓰면 과소비의 덫에 빠질 수 있다는 말도 한몫 했구요. 더욱 중요한 요인은 연말에 소득공제혜택을 받을 수 있다는 점이겠죠. 알아보니 제 입사 동기들도 체크카드만 2~3장 들고 있더군요.

하지만 사용 한도에 따라 체크카드의 할인 폭이 정해져 있어 60만원을 사용해도 1만원 할인 혜택을 받기는 쉽지 않았습니다. 더 큰 것은 1년에 700만원 남짓 쓰는 저 같은 사람들은 체크카드사용에 따른 소득공제 혜택을 받지 못 한다는 점이죠.

신용ㆍ체크카드 사용으로 소득공제 혜택을 받으려면 소득에 비해 많은 돈을 써야만 하는 데다 ‘13월’까지 기다려야 한다는 단점이 있습니다. 자세히 살펴보면 여러분의 연봉이 4,000만원이라고 가정할 때 카드사용액이 총 급여액의 25%를 초과할 때 소득공제 받을 수 있는 조건이 됩니다. 따라서 4,000만원의 25%인 1,000만원을 사용해야만 신용카드는 150만원, 체크카드는 300만원의 소득공제 금액이 설정됩니다.

물론 1,000만원을 쓴다고 해서 150만원, 300만원을 그대로 주는 게 아닙니다. 과표세율에 따라 자신이 환급 받을 수 있는 금액이 다릅니다. 신용카드의 경우 과표세율을 15% 적용했을 때 22만5,000원을 받을 수 있으며, 체크카드의 경우 45만원까지 받을 수 있게 되는 것입니다.

하지만 4,000만원을 벌어서 1,000만원을 쓰지 않으시는 분들은 22만5,000원이든 45만원이든 그림의 떡이라는 결론이 나오죠. 새내기 직장인이 1년에 1,000만원이 넘는 돈을 쓴다? 이건 과소비라는 사실. 아시죠?

그러니 소득공제 받기 어렵고, 혜택도 적은 체크카드를 사용할 유인은 적습니다. 제가 지금 쓰고 있는 KB국민nori체크카드를 보죠. 대부분의 카드가 월간 통합할인한도가 있습니다. 전월실적이 50~100만원 미만이면 최대 3만원입니다. 하지만 저는 5개월 간 한번도 3만원 할인을 받아보지 못했습니다. 버스카드만 정기적으로 2,000원 할인될 뿐이고 영화 보러 갔을 때 5,600원 추가 할인 받은 정도니까요.


◇혜택 줄어들었지만, 그래도 신용카드=물론 개인의 소비 성향에 따라서 골라먹을 수 있는 할인 혜택은 달라질 겁니다. 그런데 혜택 챙기기란 생각보다 쉽지 않더군요. 정기적으로, 알아서 혜택을 사용하게 해주는 그런 카드를 사용하면 얼마나 편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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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고민해봤습니다. 어떤 혜택이 가장 유용한 서비스인지. 1순위는 바로 핸드폰 요금 아닐까 합니다. 시중에 나온 신용카드 중 핸드폰 요금을 상당수 할인해주는 카드가 많습니다. 이른바 핸드폰 요금 할인 전용 카드죠.

한창 인기를 끌고 있는 하나SK클럽 카드를 보시죠. SK텔레콤을 이용하는 고객들은 이 카드를 이용하시는 게 좋습니다. LTE모바일 카드를 가입 후 다운받으면 최대 1만5,000원을 할인 받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사실 이 혜택 한 가지만 받고 추가 혜택은 안 받아도 본전일 수 있습니다.

1년에 이 혜택만 12번 받으면 18만원을 할인 받는 겁니다. 1,000만원 쓰고 22만5,000원을 뒤늦게 받는 것 보다 이게 더 현실적이지 않나요. 여기에 사용비중이 많은 대중교통, 영화, 커피 할인까지 제공합니다. 저 같은 새내기 직장인들에게는 딱 맞는 상품이죠.

하나SK클럽 카드뿐만 아니라 핸드폰 요금을 할인해주는 신용카드가 많습니다. KB국민카드의 LGU+ 스마트할인 카드가 있습니다. LGU+를 이용하는 고객의 통신요금을 9,000원까지 할인해주죠. 올레 신한빅플러스카드도 좋은 상품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KT 통신요금을 8,000원 할인해주는 데다 최근에는 제공하지 않는 무이자할부 혜택까지. 물론 연회비는 있다는 점 참고하시구요.

물론 통신, 교통, 커피를 주로 이용하는 고객이 아니라면 통신, 주유, 문화 등 카테고리를 정해 자신이 제일 할인 많이 받을 수 있는 하나의 카드를 선택하시면 좋을 것이라 생각됩니다.

◇최근의 체크카드 열풍은 왜 벌어지나=체크카드 열풍이 왜 벌어질까 고민해봤습니다. 가장 큰 이유는 신용카드 혜택의 축소죠. 또 정책 당국에서 신용카드 발급 기준을 강화하고, 휴면 신용카드를 줄인데다 신용카드 소득공제 혜택을 삭감해버린 것도 이유죠. 언론에서 체크카드가 엄청난 혜택을 주는 것처럼 포장해 얘기한 점인 것 같기도 하구요.

아울러 은행 창구에서 체크카드 발급 권유가 많아져서 그런 것일 수도 있겠죠. 체크카드를 독려해서 당국의 이쁨을 받고 은행계열 카드사의 점유율도 올릴 수 있으니 일석이조의 효과가 있으니까요. 이런저런 이유 때문인지 체크카드 발급이 매월 10% 이상 늘고 있다고 합니다.

그런데 앞서 말씀 드린 것처럼 체크카드는 모든 사람들에게 13월의 보너스를 제공하는 고마운 카드가 아닙니다. 신용카드와 체크카드 사이에서 ‘밀당’을 해보시고 현명한 선택을 해보시기 바랍니다.

마지막으로 이 말씀은 드리고 싶어요. 신용카드 발급을 조장하는 시대 역행적 발언 아닌가 생각 하실지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찾아 먹을 수 있는 혜택을 뿌리치면서 까지 둔하게 체크카드를 이용할 필요는 없지요. 현명한 체리피커가 되기 위해서 적절히 신용카드를 사용할 준비가 되셨을 때 발급 받으시기 바랍니다.

오늘의 ‘돈이머니’를 마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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