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동십자각/11월 19일] 인천의 藥大유치 전쟁

전국의 대학들이 약대(藥大) 유치를 위해 한발 양보 없는 전쟁을 치르고 있다. 현 4년제인 약대 학제가 오는 2011년부터 '일반학부 2년+약학부 4년'의 6년제로 바뀌면서 약대를 보유한 대학은 출신학과에 상관없이 2학년 과정을 마친 우수학생을 뽑을 수 있기 때문이다. 약대 신설을 둘러싸고 경쟁이 가장 치열한 곳은 단연 인천이다. 먼저 연세대가 서울의 약대 정원 배정이 없자 새로 설치되는 인천 송도캠퍼스에 약대를 유치한다고 나섰다. 이에 인하대ㆍ가천의대와 인천의료원 통합을 앞둔 인천대 등이 연세대는 지역대학이 아니라며 집단으로 반발하고 있다. 이들 대학은 오래전부터 약대 유치를 준비해왔으나 뒤늦게 캠퍼스도 없는 연세대가 약대 유치에 뛰어들자 당혹스런 표정이다. 시민단체와 시의회도 같은 생각이다. 이들은 지역연고가 없는 대학이 지역할당 약학대학 설립에 나선 것은 지역대학의 근본을 말살하는 행위라며 비난하고 있다. 그러나 연세대 측은 내년 3월 인천에 캠퍼스를 정식으로 개교하기 때문에 약대 유치에 하자가 전혀 없고 지역 소재 대학들의 반대는 오히려 역차별이라고 맞서고 있다. 교과부가 지난 9월 발표한 '2011학년도 약학대학 정원배정 기본계획'에 '공고일 현재 대학위치 변경인가를 받은 대학 또는 계획 승인을 받아 2011년 3월 기준으로 해당지역에 이전할 대학(캠퍼스)도 포함된다'는 약대 배정 신청자격 공고도 논란의 소지가 많다. 그러나 지역사회의 여론은 한겨울 바람 못지 않게 매섭다. 개교도 하지 않은 대학에 약대 정원배정 신청자격을 주는 것은 '세상에 태어나지도 않은 아이에게 재산을 상속하는 것'이라며 정부를 강하게 비판하고 있다. 지역대학에 약대 유치 자격을 주는 것은 지역이기주의가 아닌 지역발전의 모티브가 되는 중요한 사항이다. 인천지역 대학에 약대가 유치되면 대학의 발전은 물론, 지역과 연계되는 생명공학기술(BT 개발을 도모할 수 있다. 따라서 약대 정원에 대한 지역배정은 지역정서에 부합하며 지역 간 균형발전을 도모할 수 있다는 인식 아래 지역에 소재한 대학 간 선의의 경쟁을 통해 배정돼야 마땅하다. 정부는 대학의 역량과 준비상황 등에 대해 구체적이고 객관적인 기준을 만들어 한 점 의혹이 없도록 약대 유치 대학 선발에 소홀함이 없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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