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군수 산업체들은 이라크 전 발발 이후 `표정 관리`를 위해 노력하는 모습이 역력하다. 이미 지난해부터 전쟁 위기 고조로 대부분의 산업들이 수요 감소로 고전하는 가운데서도 이들 군수 산업체들 만큼은 `나 홀로 특수`를 누리고 있기 때문.
이들은 테러와의 전쟁 등 조지 W 부시 대통령의 강공 드라이브 정책으로 실적이 눈에 띄게 좋아지고 있으며 주가도 비교적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지난 91년 이후 계속된 침체로 문을 닫을 지경이었던 방산업체들이 모처럼만에 제철을 만난 것.
세계 최대 방위산업체 록히드 마틴은 이라크 전운이 감돌기 시작한 지난해 4분기 78억달러의 매출을 올리고 연간 손익도 5억 달러 흑자반전에 성공했다.
미 최대 규모의 군함 건조 능력을 갖춘 노드롭 그루먼 역시 지난 4분기 매출액이 48억달러로 전년 같은 기간에 비해 17%가 증가했다. 또 제너럴 다이내믹스와 록히드 마틴도 지난해 당초 예상치를 웃도는 실적을 거뒀다.
이 같은 미 방산업체들의 호황을 이끌어낸 일등 공신은 부시 행정부. 미국은 2003 회계연도(2002년 10월~2003년 9월)국방예산으로 3,794억 달러를 책정했다. 이중 무기조달 예산은 전년 보다 76억달러가 늘어난 670억달러로 지난 91년 이후 최대 규모다.
향후 전망도 밝다. 전문가들은 이라크 사태가 해결되더라도 지정학적 위기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방산업계의 장기 전망을 낙관 일색으로 보고 있다. 메릴린치의 수석 투자전략가 리차드 번스타인은 “기업들의 연구개발(R&D)이 방산업체에 집중될 것”이라며 지난 1990년대 후반 R&D는 기술 기업에 집중, 정부 자금과 벤처 캐피털 등이 기술기업에 몰렸지만 앞으로는 미 국방부가 추진하는 안보 방위 등을 중심으로 기술이 발전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윤혜경기자 light@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