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韓·中·日 바둑 영웅전] 상변을 키울 수가 없다

제3보(22~36)


백이 22로 막으면 흑29까지는 필연이다. 그 다음 백의 작전이 어렵다. 이 기전의 관전기 담당인 이용복 리포터가 이세돌에게 직접 물었다. 칭다오로부터 돌아온 다음날 한국기원에서였다. 이용복은 아마6단의 강자이며 이론에도 매우 밝은 사람이다. “우리의 제일감은 상변을 키우는 것인데 이 감각이 이상한가요”(이용복) “키울 수만 있으면 키워야지요. 그런데 키우는 수가 없어요”(이세돌) 이세돌은 이용복의 노트북 컴퓨터 화면에다 그림 하나를 만들어 보여주었다. 그것이 참고도1의 백1 이하 흑6이었다. “이렇게 쳐들어오면 잡을 수가 없어요”(이세돌) 흑이 A로 넘자고 하는 수가 있어서 상변은 백이 전부 지킬 수가 없다는 설명이었다. 그래서 실전보의 30으로 걸쳤다는 얘기였다. 이세돌의 주문은 참고도2였다. 흑이 이렇게만 두어 준다면 백의 대만족이다. 우변의 흑 2점은 움직일 수 없는 돌이 되고 만다. 최철한은 그 주문을 간파하고 흑31로 눌렀다. 어릴 적에 이창호가 자주 썼으며 그런 까닭에 새삼스럽게 평가를 받은 바로 그 수법이었다. 흑35까지 형태는 둔중하지만 귀의 실리를 최대한 지켰고 백의 형태는 아직 미완성이다. 백36. 이것 역시 이창호의 애용형이다. 발은 느리지만 자기 진영에 허점을 남기지 않겠다는 착점. 최철한과 이세돌이 교대로 이창호를 흉내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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