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내칼럼

[기자의 눈] 베트남에서 배운다

[기자의 눈] 베트남에서 배운다 호찌민(베트남)=부동산부 김광수기자 bright@sed.co.kr 외국인들이 우리나라에 와서 가장 먼저 배우는 말 중 하나가 '빨리빨리'라고 한다. 우리 국민들의 성격이 워낙 급해 가는 곳마다 '빨리빨리'를 외치기 때문이다. 어떤 일에 있어 속도를 내는 것은 중요하다. 우리나라가 급속한 경제발전을 이룬 것도 어쩌면 이 같은 국민성이 뒷받침됐기 때문일 것이다. 하지만 좀더 신중하지 못한 채 속도를 내다 일을 그르친 경우도 적지않다. 혁신도시 축소만 봐도 그렇다. 얼마 전 찾았던 베트남은 우리나라와 같은 유교 문화권으로 비슷한 점이 많은 나라였다. 근면한 국민성이나 부모의 교육열, 어른들에 대한 공경심 등이 그것이다. 그러나 적어도 국가 발전에 있어서 그들의 머릿속에는 속도를 내기보다는 최대한 시행착오를 줄이는 것이 우선인 듯했다. 그 결과 현지에 진출한 국내 건설업체들은 우리나라처럼 빠르게 공사를 진행할 수 없는 어려움을 기자에게 토로하곤 했다. 국내 진출업체들은 불만은 있지만 우리나라에서 배우기 힘든 점을 많이 배우고 있다고 전한다. 호찌민 남측 냐베 지역에 약 100만평에 달하는 신도시 개발을 진행 중인 GS건설은 베트남에 진출한 지 2년여 동안 사업 준비만 하고 있다. 회사 측은 정부의 정식 허가가 지연되면서 공사 착공이 늦어져 지난 2년간 값비싼 수업료만 지불하며 별다른 성과를 보지 못하고 있지만 결코 사업 추진을 서두르지 않고 있다. 오히려 이번 사업만 성공하면 세계 어느 곳에서도 우리의 기술력으로 하나의 도시를 만들 수 있다는 사실을 자랑할 수 있다는 자신감에 가득 차 있다. 호찌민에서 또다른 사업을 준비 중인 국내 건설업체의 한 관계자는 "일러야 내년 말에나 가시적인 성과가 나올 것으로 보이지만 한국에서 배울 수 없는 여유를 배웠다"며 "최근 국내에서 무리하게 속도를 내 추진 중인 혁신도시나 기업도시도 다시 한번 사업성을 평가해 필요한 시기에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1인당 국민소득이 600달러 수준인 베트남이 풍부한 인적ㆍ물적 자원을 바탕으로 경제 발전의 속도를 낸다면 중국만큼이나 위협적인 존재가 될 것이다. 하지만 시행착오를 최소한으로 줄이고 국민 모두가 살기 좋은 환경을 유지하기 위한 노력이 우선시되는 그들의 노력이 오히려 우리에게 시사하는 점이 크지 않나 싶다. 입력시간 : 2006/07/13 1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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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광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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