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기관투자자 "팔고 또 팔고"…코스닥 '엑서더스'

국내 기관투자자들이 코스닥시장 대탈출에 나섰다. 향후 코스닥 장세에 대해 확신을 잃은 기관들이 굳세게 `팔자'로 일관함에 따라코스닥 종목들을 선호하는 개인 투자자들도 투자전략 수정 필요성이 높아졌다는 지적이다. 전문가들은 개인의 나홀로 매수만으로는 코스닥시장을 지탱하기가 불가능한 만큼 당분간 코스닥의 변동성이 더 심화될 가능성이 높다고 경고하고 있다. ◆기관, 팔고 또 팔고.. = 2일 기관투자자들은 코스닥시장에서 매도 우위를지속함에 따라 연속 순매도 일수를 12일로 늘렸다. 5일간의 폭락장세가 시작된 지난달 17일 이후 줄곧 `팔자'로 일관해 이달 1일까지 3천667억원어치의 코스닥 주식을 순매도 했다. 전문가들은 기관의 대규모 매도가 펀드의 환매 요구에 따른 성격도 일부 지니지만 기본적으로 코스닥에 대한 기관의 시각 자체가 바뀐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주식형 펀드로 자금이 몰리면서 펀드간 수익률 경쟁의 산물로 코스닥 종목들을대거 편입했으나 최근 폭락장세를 겪으면서 코스닥의 위험성을 새삼 인식, 물량 정리에 나서고 있다는 설명이다. 실제로 투신은 물론 증권, 보험, 은행 등 모든 기관이 동시에 코스닥 주식을 대거 처분하고 있다. 이 기간 투신이 1천725억원의 매도 우위를 보인 가운데 증권 517억원, 보험 221억원, 은행 758억원의 순매도 규모를 나타냈다. 또 연.기금도 이 기간에 단 이틀을 제외하고는 `팔자'로 일관하면서 419억원을순매도한 것으로 나타났다. 기관은 같은 기간 유가증권시장에서도 8천446억원의 순매도를 기록했지만 양 시장의 포트폴리오 비중을 감안하면 코스닥에서의 매매 행태는 가히 `엑서더스'에 견줄만하다는 지적이다. 기관들은 CJ인터넷, 다음, CJ엔터테인먼트, CJ홈쇼핑 등 지수 비중이 높은 시가총액 상위종목들을 순매도함으로써 코스닥시장의 투자심리를 크게 위축시키고 있다. ◆외국인, 코스닥 안정판役 `글쎄' = 국내 기관과 달리 외국인은 지난달 23일부터 이달 1일까지 7일 연속 코스닥 주식을 순매수하며 개인과 더불어 코스닥시장을 지탱해왔다. 그러나 외국인이 유가증권시장에서와 마찬가지로 코스닥의 장세 안정에 기여할지에 대해서는 회의적인 시각이 지배적이다. 코스닥 주식을 사들이는 외국인 세력이 주로 단기 차익을 노리거나 리스크를 안고 중소형주에 투자하는 펀드 중심이어서 시장의 안정판 역할을 기대하기는 무리라는 지적이다. ◆개인 `몸조심' 필요 = 전문가들은 코스닥시장에서 기관이 매도공세를 지속함에 따라 당분간 투자심리가 호전될 여지가 적다는 진단을 내놓고 있다. 이에따라 코스닥에서 유가증권시장으로 투자처를 옮기고 펀드 역시 코스닥 종목비중이 높은 것은 피하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굿모닝신한증권 김중현 애널리스트는 "기관의 코스닥 매도 행진이 언제쯤 일단락될 것인지 여부가 코스닥시장의 안정성 확보에 선행적인 변수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증권 오현석 연구위원은 "코스닥시장은 기본적으로 개인투자자의 센티멘탈에 좌우되는 시장"이라면서 "기관의 매도가 일단락되기 전까지는 힘겨운 흐름이 이어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코스닥에서 유가증권시장으로 시장간 교체매매가 필요해 보인다"면서 "유가증권시장도 같이 움츠러들고 있지만 수익성과 안정성을 동등하게 고려한다면 지금은 유가증권시장이 그나마 유리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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