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증시-원자재價 동반랠리 끝났나?

장기간에 걸친 세계 증시와 원자재시장의 동반랠리에서 현격한 균열조짐이 나타나면서 한국증시가 급락세를 보이고 있다. 국제유가(WTI기준)가 배럴당 70달러선 위에서 움직이고 주요 비철금속가격이 일제히 동반 최고가를 경신한 전 주말을 기점으로 한국뿐 아니라 세계 증시가 급격한 조정흐름을 보이면서 이제는 증시와 원자재가의 움직임을 분리해야 한다는 시각이힘을 얻고 있다. ◆ 동반랠리 단절의 고리는 '인플레이션' = 원자재 상품시장의 강세와 글로벌증시랠리의 병행현상은 짧게는 1년여, 길게는 2003년 이후 3년 가량 진행되온 추세였다. 원자재 시장의 강세는 곧 세계 경기의 회복을 반영하는 것이고 이는 비단 실적개선이 기대되는 원자재기업의 주식뿐 아니라 글로벌 증시의 강세로 이어질 수 있는토대가 된다는 시각, 즉 "원자재 시장에 좋은 것은 증시에도 좋다"는 분석이 세계 경제의 '다수설'로 이어져 왔다. 그러나 유가 강세와 더불어 금, 전기동, 아연 등이 일제히 고점을 뚫은 이달 11일을 기점으로 세계 증시 참여자의 시각에서 '패러다임 전환'이 나타나고 있는모습이다. 고점을 짐작하기 힘든 세계 원자재가의 초강세는 결국 비용측면의 인플레이션을현실화시킬 것이고 이는 다시 금리의 추가인상과 하반기 이후 세계 경기의 둔화로이어질 것이라는 우려가 고개를 들기 시작한 것이다. 한국증권 전민규 이코노미스트는 "미국의 4월 수입물가가 전월대비 1.0% 상승에그칠 것이라는 시장의 기대보다 훨씬 높은 2.1%로 나타났다"며 "시장이 기대했던 1. 0% 상승도 낮은 수준이 아니었다는 점에서 2.1%의 상승은 시장에 고유가와 약달러의영향이 물가에 본격적으로 미치고 있다는 인식을 주기에 충분했다"고 평가했다. 이런 시각을 반영하듯, 세계 증시는 지난 11일 조정에 이어 12일에도 미국의 다우존스 및 나스닥 종합지수가 1.04%, 1.27%씩 하락했고 유럽 증시는 영국 FTSE100지수와 프랑스 CAC40 지수, 독일 DAX 지수가 모두 하락률이 2%를 넘는 충격이 가해졌다. 전 주말 장중 30포인트대 조정을 거쳐 1.33% 하락했던 코스피지수도 이런 시각에서 벗어나지 못한 채 15일 오전 11시 현재 다시 2.48%로 낙폭이 더욱 커지며 1,409.74를 기록, 1.400선의 지지력 시험이 임박했음을 시사하고 있다. ◆'동반랠리 종료' 여부는 여전히 `반반' = 이런 상황에 대해 대신증권 성진경 애널리스트는 "지난 주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계기로 원자재가격이 인플레이션 촉발우려를 낳을 수준에 도달했으며 향후 금리인상으로 미국과 글로벌 경기가 둔화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고 지적했다. 더 이상 원자재가 강세가 증시에 호재가 아니라는 게 그의 진단이다. 그러나 글로벌 증시를 휩쓸고 있는 인플레이션 우려가 단기간에 그치고 코스피의 조정도 오래 끌지 않을 것이라는 기대도 여전하다. 신영증권 김세중 투자전략팀장은 "FOMC 이후 세계 증시에 위험에 대한 인지도가높아진 것이 조정의 원인"이라면서도 과거 1987년, 1990년대초, 2000년대초의 급락기와 달리 주가수준이 매력적이라는 점에 주목할 것을 권유했다. 조정이 오래 끌지 않을 것이라는 또다른 낙관론을 제기하고 있는 측은 수급측면에서 기관의 매수세에 기대를 걸고 있다. 증시가 비록 통제 불가능한 '돌발 악재'의 등장에 밀리고는 있지만 오랜 밀고당기기 끝에 이달 초 주식형 수익증권 잔고가 35조원을 돌파한 뒤 꾸준한 증가흐름을 이어가고 있고 삼성전자와 POSCO 등의 자사주 매입으로 외국인 매도세에 어느 정도 '방탄막'이 처져있다는 게 이들의 논리다. 삼성증권 김성봉 애널리스트는 나아가 "달러 약세로 비달러자산 선호현상이 원자재시장과 신흥시장에 나타나고 있고 상품시장 강세는 견조한 글로벌 수요를 반영하는 것"이라며 "세계 증시의 조정은 원자재가 상승속도에 대한 부정적 반응이지 원자재와 신흥증시 상승이 맞물려 가는 본질적 측면에서는 변화가 없다"고 주장했다. ◆ 단기 불확실 고조..1,400선 지지 기대도 = 일단 시계가 크게 흐려진 주식시장에서는 지지선으로 1,400선 근방을 염두에 둔 채 이번 주 나올 미국의 물가지표와이에 따른 미국시장의 반응에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는 형편이다. 대신증권 성 애널리스트는 "이번 주 발표될 미국의 4월 소비자 및 생산자 물가지수에서 인플레이션 우려가 실제 확인되면 전체적으로 추가하락이 있을 것"이라고전망했다. 낙관론을 편 신영증권 김 팀장은 "이번 주 미국의 물가지표 동향을 통해 인플레이션 압력의 현재화 여부를 체크할 필요가 있지만 글로벌 증시의 장기적 안정세가침해되지는 않을 것"이라며 "국내 증시의 조정이 마무리되려면 글로벌 증시의 안정이 있어야 하지만 1,400선 이하로 저점이 내려가지는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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