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C통신이나 인터넷에 정보를 제공하는 사업이 IMF 사태 이후 실직자가 늘면서 폭발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12일 정보통신부에 따르면 PC통신과 인터넷에 각종 정보를 제공하고 그 대가로 돈을 버는 업체(IP·INFORMATION PROVIDER)는 98년말 기준 2,500여개로 집계됐다. 이는 97년말 기준 1,500여개보다 66% 가량 늘어난 것이다.
IP는 회사당 평균 5명 정도의 인력을 보유하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지난해 이 분야에서만 5,000여개의 새 일자리가 생긴 것으로 추정된다.
이에 대해 정통부 관계자는 『IP사업은 소규모 자본과 적은 인력으로 창업이 가능한데다 아이디어가 좋고 정보가 우수할 경우 짭잘한 재미를 볼 수 있어 실직자들이 대거 몰렸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실제로 한국통신의 01410 인포숍에서 「자료실」을 운영하고 있는 한국CS네트는 12명의 직원으로 월 1억5,000만원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 직원수가 4명인 PC링크도 「대화방」을 운영하여 월 9,000만원의 고수익을 올린다.
PC통신업체별로 보면 나우누리가 800개로 가장 많다. 천리안 760개, 한국통신 01410 인포숍 660개, 하이텔 590개, 유니텔 520개 순이다. 이 수치는 여러 서비스에 동시에 정보를 제공할 경우도 중복 계산한 것이다.
한편 정부 기관 등 단순히 홍보를 목적으로 하거나 서비스 차원에서 정보를 제공하는 IP까지 합치면 국내 IP는 최소한 5,000개 이상으로 추산된다.
그러나 관련 업계에서는 『IP사업으로 큰 돈을 버는 회사는 아주 적고 월 500만원 안팎의 매출을 올리는 회사가 대부분』이라고 주장한다.
이처럼 IP들이 영세성을 면치 못하는데는 정보 이용자가 내는 정보 이용료 가운데 50% 이상이 PC통신업체에 돌아가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에서는 아직 「정보=돈」이라는 인식이 부족한 것도 한 요인으로 꼽힌다.
따라서 21세기 정보화 사회의 풀뿌리인 정보제공산업을 제대로 육성하기 위해서는 IP와 PC통신업체간의 정보 이용료 배분 문제가 개선되고, 「정보는 곧 돈」이라는 사회적 풍토가 정착돼야 한다는 지적이 많다.【이균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