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계청이 28일 내놓은 '산업활동동향'을 보면 지난 11월 제조업 생산은 3개월 연속 늘어 경기 회복의 기대감을 높였다. 현재 경기 상황을 나타내는 동행지수 순환변동치와 미래 상황을 나타내는 선행지수 모두 7월 이후 처음으로 동반 상승했다. 판매와 소비도 모두 호조세를 보였다.
지표만 갖고 해석하면 경기가 연말 바닥을 찍고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살아나는 게 아니냐는 조심스러운 분석이 가능하다.
실제로 이날 지표에서 광공업과 서비스업을 모두 합산한 전산업생산은 11월 전달보다 1.1% 늘었고 같은 기간 제조업 생산과 제조업 재고는 각각 2.8%, 2.4%씩 늘었다. 제조업 재고의 경우 증가폭이 둔화하고 있어 경기에 긍정적인 신호로 해석된다. 생산이 늘면서 11월 제조업 평균 가동률은 77.4%로 전달 대비 1.5% 포인트 상승했다. 서비스업 생산도 전 달보다 0.8% 늘었다.
박재완 기획재정부 장관은 "대부분의 실물지표가 전월 대비 상승해 개선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며 "경기 회복의 긍정적 시그널로 조심스럽게 해석하고 있다"고 밝혔다.
소비 역시 늘어나 소매판매는 전달보다 2.3% 증가했다. 승용차 등 내구재와 의복 등 준내구재가 소매 판매 증가를 이끌었다.
물론 3ㆍ4분기 경기가 워낙 안 좋아 일종의 '기저효과'가 나타났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있다. 임희정 현대경제연구원 실물경제팀장은 "내년 경기가 살아나더라도 밑이 넓은 U자형으로 완만한 회복세가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미국 '재정절벽(정부 지출 중단이나 급감으로 경제가 충격을 받는 현상)' 등 불확실성이 가장 큰 변수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전백근 통계청 산업동향과장 역시 "투자를 제외하면 대부분 지표가 긍정적으로 보이지만 아직까지는 추세적 경기 회복을 논할 단계가 아니다"고 설명했다.
기업들의 투자가 지지부진한 것도 부담이다. 내년 경기 전망을 부정적으로 바라보는 기업이 많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11월 설비투자는 전달 대비 0.3% 줄었으며 전년 동월과 비교하면 9.3%나 줄었다. 특히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부문에서 설비 투자가 감소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박 장관은 "기업들이 본격적인 경기 회복에 대비해 과감한 선제적 투자에 나서야 할 때"라고 주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