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콧대 높던 '명품 1세대'가 달라졌어요

스마트 소비·해외직구 확산에

페라가모·구찌·에르메스 등 젊은 감각 입혀 이미지 변신

지방진출 확대·카페 운영

고객과 접점 넓히기 총력

현대백화점 무역센터점 1층에 문을 연 구찌 까페. 이달부터 11월16일까지 한시적으로 운영한다.

소위 '명품'으로 불리던 1세대 럭셔리 브랜드가 변신을 꾀하고 있다. 최근 브랜드보다는 히트 아이템을 찾는 스마트 소비가 퍼지고, 해외직구 등 구매 채널이 다변화되는 등 환경이 급변하자 콧대 높던 '1세대 명품'들이 젊은 감각으로 이미지 변신을 꾀하는 것은 물론 몸을 낮춰 지방으로 진출하거나 브랜드 카페를 운영하는 등의 새로운 시도로 고객잡기에 부심하고 있다.


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그간 서울과 수도권 중심으로 점포를 늘려온 페라가모는 올들어 청담동 갤러리아백화점에서 퇴점한 반면 이번주 신세계 충청점과 롯데 대전점 및 수원점에 신규 매장을 연이어 오픈했다. 과거 명품 브랜드들은 서울 시내 주요 백화점에 낮은 수수료를 요구하며 도도한 자세를 취했지만 이제는 브랜드 충성도가 예전 같지 않자 지방의 VIP 고객 공략 등 고객과의 접점을 확대하고 나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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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라가모코리아의 매출은 2011년 972억원에서 이듬해 984억원, 2013년 1,119억원으로 꾸준히 성장했지만 영업이익은 지난해 2년 새 210억원에서 107억원으로 반토막 났다. 이같은 영향에 오랫동안 클래식한 디자인을 내세운 페라가모는 올 여름 젊은 감각을 입힌 '젤리 슈즈'를 출시해 시장 열풍을 선도하는 등 이미지 변신에 성공한 데 이어 다음달에는 클래식한 요소에 모던함과 관능미를 더한 신제품 슈즈와 의류를 내놓고 과거 영예를 되찾겠다는 각오다. '리본' 디자인을 고수해 온 페라가모 슈즈는 최신 트렌드에 맞게 도톰한 '청키힐', '반달 굽' 등으로 굽의 새로운 감각을 불어넣었고, 의류 역시 소재의 변화를 크게 줬다. 또 미국, 중국에 이어 세 번째로 한국 소비자만을 위해 지난 4월부터 '바라 슈즈'에 대해 주문제작서비스(MTO)를 시작했으며 지난달부터는 컬러와 소재에 선택의 폭을 넓혔다.

지난해 매출이 2,425억원으로 전년 보다 5.2% 감소한 구찌코리아도 몇 년 사이 '로고백의 침몰'로 등 돌린 한국 고객에 가까이 다가가기 위해 안간힘을 쓰기 시작했다. 구찌코리아는 1일부터 11월 16일까지 현대백화점 무역센터점 1층에 구찌 까페(Gucci Caffe)를 팝업 매장 형식으로 운영한다. 커피와 디저트 등 식음료를 즐길 수 있는 카페라는 신선한 시도를 통해 구찌의 브랜드 철학과 아이덴티티를 친숙하게 느끼도록 하는 스킨십 강화 전략의 일환이다. 구찌는 이 곳에 전통 한지를 사용해 한국 시장에 대해 존중을 표했다.

2006년 서울 신사동에 문을 연 메종 에르메스 도산파크도 2일 새롭게 옷을 갈아입고 국내 소비자에게 다가간다. 기존 3층에 있었던 미술 작품 전시 공간 아뜰리에 에르메스를 지하 1층으로 옮겨와 대규모 컨템포러리 아트 전시 공간으로 탈바꿈했다. 전시 공간 옆에는 북 카페도 마련해 언제든 편히 와서 작품을 무료로 감상할 수 있도록 했다. 지하 1층에 있던 에르메스 박물관은 프랑스 본사로 철수하고 이 자리에 새롭게 들어선 컨템포러리 아트 전시 공간은 신진 작가의 예술 작품들로 잠재 고객의 구미를 당겨 에르메스 매장에 대한 브랜드 접근성을 높이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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