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현대아산 '7大대북사업' 탄력

'南경주·설악산-北금강산·개성' 묶는 연계관광도 가능성<br>육로 통해 백두산 갈땐 평양관광도 기대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과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면담이 이뤄짐에 따라 그동안 지지부진했던 현대아산의 대북사업들이 급물살을 탈 전망이다. 특히 이번 면담은 기존의 금강산 관광사업 부문에 국한하지 않고 백두산 관광과 개성 관광 등으로 영역을 대폭 확대시켰다는 점에서 향후 남북 경제교류의 속도와 질이 한 단계 올라설 것으로 기대된다. 현 현대그룹 회장 개인에게도 이번 면담은 북측이 현 회장을 대북사업의 공식 카운터파트너로 인정했다는 의미를 지닌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대북 관광사업 전면화되나=이번 면담으로 개성 관광의 실현 가능성이 어느 때보다 높아졌다. 현대아산은 개성 관광을 당장이라도 실시할 수 있다는 입장이었지만 북측에서 공단 가동이 본격화된 뒤 실시하자며 유보적인 자세를 보여 지금까지 진척되지 못했다. 그러나 현대아산은 금강산 관광만으로는 수익성 개선에 한계가 있다면서 줄기차게 개성시내 관광을 요청해왔고 현 회장은 김 위원장으로부터 “8월15일을 전후해 시범관광을 실시해도 좋다”는 허락을 얻어냈다. 현대아산의 한 관계자는 “만물상이나 해금강 등으로 한정돼 있는 금강산 관광의 범위를 장안사 등 내금강과 개성까지 확대할 것을 북측에 여러 차례 제의했지만 북측에서는 군사적인 문제 등으로 난색을 표해왔다”며 “그러나 이번 면담 결과로 대북 관광사업이 급물살을 탈 것”이라며 긍정적인 전망을 내놓고 있다. 북한을 거쳐 백두산을 관광하는 날도 다음달 말쯤에는 구체화될 전망이다. 현 회장과 동행한 김윤규 현대아산 부회장은 “백두산은 평양을 거쳐가는 방법과 백두산까지 바로 비행기를 타고 가는 방법이 있다”며 “어떤 것이 좋을지 검토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육로를 통해 백두산까지 갈 경우 평양 관광도 가능해질 전망이다. 특히 남측의 경주ㆍ설악산 등과 북측의 금강산ㆍ개성ㆍ칠보산ㆍ백두산 등을 하나로 묶는 남북 연계 관광이 현실화돼 대북 관광이 전면적으로 이뤄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와 함께 현대아산이 북측에 미화 5억달러를 주고 체결한 ‘7대 사업’도 본궤도에 오를 전망이다. 7대 사업은 ▦남북철도 연결 ▦유무선 통신 및 인터넷사업 ▦북측 발전시설 건설 등 전력공급사업 ▦통천 비행장 건설 ▦금강산 저수지의 물 이용 ▦백두산ㆍ묘향산ㆍ칠보산 등 관광명승지 종합개발 ▦임진강댐 건설 등이다. 현대그룹의 한 관계자는 “이번 면담을 계기로 7대 사업이 본격화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현 회장, 대북사업 주도=현 회장은 지금까지 대북사업에 대해 “큰 틀만 고민할 것”이라고 말해왔다. 실제 금강산 관광사업 확대 등 모든 대북 실무협상은 김 부회장이 도맡아왔다. 현 회장은 올해 초 김윤규 현대아산 사장을 부회장으로 승진시키면서 대북사업에 대해 자문하는 역할만 해달라고 주문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함께 현 회장이 김 위원장과 3시간30분간 단독으로 면담하는 데 성공함에 따라 대북사업의 무게중심이 현 회장쪽으로 급격히 쏠리고 있다. 현 회장은 특히 딸 지이씨를 이번 회담에 배석시켜 간접 경험을 쌓도록 하는 등 대북사업에 있어 현 회장 중심의 ‘포스트 MH(고 정몽헌 회장의 영문 이니셜)’ 체제를 강화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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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홍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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