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외칼럼

[로터리] 노무현 외교의 에너지 경쟁력

노무현 대통령이 지난 7일 몽골ㆍ아제르바이잔ㆍ아랍에미레이트연합 3개국 순방길에 올랐다. 국빈방문의 목적이 자원 에너지 확보에 있다고 하니 더욱 반가운 일이다. 국민의 정부와 참여정부의 교체기에 석유와 천연가스 도입을 담당하던 어느 공직자를 만난 적이 있다. 국민의 정부가 향후 10년간 국적유전 10% 확보라는 야심찬 계획을 세워놓고도 유전을 단 한 개도 계약하지 못한 이유가 무엇이냐고 물었던 기억이 난다. 석유시장이 앞으로 수요자시장으로 바뀔 전망이므로 서두를 일이 아니라는 답을 들었다. 유가가 배럴당 20달러선에 머물던 때였던 것으로 기억된다. 그러나 지금도 석유시장은 변함없이 생산자시장이고 자원민족주의는 더욱 거세기만 하다. 변한 것이 있다면 유가가 70달러를 넘어섰고 유전가격은 세 배 이상 올랐다는 것이다. 참여정부 들어와서 정책의 명칭이 석유자주개발로 바뀌었지만 아직 자주개발률은 3%대를 넘어서지 못하고 있다. 에너지시장이 요동을 치면서 중국과 일본ㆍ인도의 공직자와 기업인들은 돈다발을 싸들고 유전을 매집하러 다닐 때 우리는 야당의 사할린 유전게이트 공세에 유전은 곧 비리라는 야릇한 등식에 시달려야 했다. 이런 상황이었음에도 노 대통령이 일찍부터 먼 안목을 갖고 직접 정상외교를 통해 에너지원 확보를 진두지휘하고 있는 것은 국익을 위해 천만다행이다. 남들이 다 파먹은 북해 유전을 계약해놓고 우리도 산유국이 됐다고 큰소리치던 문민정부에 비하면 중동ㆍ러시아ㆍ중앙아시아ㆍ동남아ㆍ남미ㆍ아프리카 등지에서 활발히 전개되고 있는 우리의 에너지외교는 괄목상대다. 복지부동의 논리 뒤에 숨어 국익을 외면하던 국민의 정부 말기의 공직자들 모습도 이젠 눈에 띄지 않는다. 그렇기에 늦었지만 우리에게는 아직 기회가 있다. 우리에게는 세계 제일의 정보통신강국을 만들어준 강력한 지식기반산업이 있고 세계 10위로 올라선 경제력이 있다. 세계 각처의 산유국들에 우리의 정보통신 인프라를 깔고 지식기반산업에 투자하는 대가로 유전개발권을 확보할 수 있다. 위기의 에너지문제도 해결하면서 우리 산업의 글로벌 리더십도 두 배로 늘리는 일석이조의 경제적 성과를 노 대통령의 에너지 외교 경쟁력에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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