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배당금 지급 끝나는 내달후 하락"

■ 외평채 가산금리 급등<br>韓銀, 김재록 수사 장기화땐 국내기업 해외 차입여건 악화 우려

김재록 로비사건의 불똥이 우리나라의 국가 신인도에 부정적 영향을 끼치면서 외국환평형기금채권(외평채)의 가산금리가 급등세를 보이고 있다. 한국은행은 김재록 사건이 한국경제의 펀더멘털을 좌우할 만한 사안이 아니므로 중장기적으로 큰 영향이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검찰 수사가 장기간 지속될 경우에는 국내 민간 기업들의 해외 차입여건이 악화될 것으로 우려된다. ◇왜 오르나=최근 외평채 가산금리가 오는 것은 비단 김재록 사건 때문만은 아니다. 그 바탕에는 글로벌 금리인상 기조 확산에 따른 영향이 깔려있다. 그동안 우리 경제에 대한 해외시각이 좋아지면서 외평채 가산금리는 지난해 6월부터 올 2월말까지 안정된 움직임(60~65bp)을 보여왔다. 그러나 지난달 9일 일본 중앙은행이 ‘제로금리’ 정책 폐지를 밝히면서부터 아시아 각국이 오름세를 보이기 시작했다. 미국, 유럽에 이어 일본까지 금리를 올릴 경우 전세계적으로 유동성이 축소돼 신흥 시장국 채권에 대한 매력이 줄어들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실제 미 국채 수익률이 3월말현재 4.86%로 상승세를 보이자 국제 투자자들은 리스크를 재평가하면서 아시아 신흥국에 퍼져 있는 위험자산에 대한 투자를 줄일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글로벌 금리인상 외에 계절적인 요인도 무시 못한다. 신흥 시장국에 투자됐던 일본의 자금이 3월말 결산을 앞두고 본국으로 송금되고 있다. 그 결과 1~2월중 84~91억달러에 달하던 신흥시장국의 주식펀드 투자자금은 지난달 절반 수준(44억달러)으로 급감했다. 우리나라 역시 3~4월중 외국인 직ㆍ간접 투자에 대한 배당금을 지급하기 위해 국내 금융회사와 기업들이 투자한 해외 한국물(Korean Paper) 자금을 회수, 외평채 가산금리의 상승요인이 되고 있다. 문제는 김재록 로비사건에 현대ㆍ기아차가 연루되면서 국가 경제에 부정적인 이미지가 형성돼 우리나라의 외평채 가산금리가 다른 아시아 국가보다 더 높게 상승하고 있다는 점이다. ◇5월 이후에는 다시 하락 ? = 한국은행은 최근 가산금리 상승세가 배당금 지급이 종료되는 5월 이후에는 다시 하락할 것으로 전망했다. 한은 관계자는 “김재록 로비사건이 더 이상 현대ㆍ기아차 이외의 다른 대기업에 파장이 미치지 않을 경우 경제 펀더멘털을 좌우할 만한 사안이 아니므로 중장기적으로 큰 영향이 없을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여기에는 미국, 일본, 유럽 등 G3의 향후 금리인상 폭이 크지 않을 것으로 보여 국제유동성도 급격히 축소되지 않을 것이라는 계산도 깔려있다. 그러나 김재록 로비사건 수사가 론스타 등 외국자본으로 확대되고 있는데다 검찰수사가 장기화될 경우 경제 불확실성은 더 커질 수 밖에 없어 금리안정세를 섣불리 예단하기는 힘든 상황이다. 경제연구소의 한 관계자는 “해외 투자자들은 무엇보다 신용 리스크를 중시한다”며 “김재록 로비사건으로 외국계에 대한 비관적인 분위기가 더욱 거세질 경우 한국물에 대한 투자를 꺼릴 수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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