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집값등 잇단 상승 "물가불안" 경고

■ 한은, 콜금리 인상 가능성 시사국제유가·원자재·곡물가격등 불안요인 산재 한국은행이 물가불안에 대해 계속 경고를 보내고 있다. 이달 초만 하더라도 미국경제 불안, 원화환율 하락 등을 이유로 물가보다는 경기회복에 더 신경을 써야 한다는 게 한은의 입장이었다. 그러나 최근 입장을 바꾸고 있다. 상황이 급변하고 있기 때문이다. 우선 미국 경제여건이 개선되는 반면 물가불안 압력은 더욱 거세지고 있다. 자금출처 조사 등 안정화조치를 비웃기라도 하듯 부동산가격의 상승세는 강남에서 전국으로 확산될 움직임이다. 여기에 미국의 이라크 공격 우려로 국제유가마저 계속 상승커브를 그리고 있다. 이에 따라 한은 내부에서는 물가안정이 시급하다는 주장이 확산되고 있다. 박승 한은 총재가 29일 콜금리 인상 가능성을 시사한 것도 이 때문이다. ▶ 물가상승 요인 중첩 한은이나 경제 전문가들이 물가불안에 대한 우려를 감추지 못하는 것은 부동산가격 상승 등 물가상승 요인이 첩첩이 쌓여 있기 때문이다. 원유를 비롯한 원자재가격이 상승하고 있고 4개월 앞으로 다가온 대통령 선거도 물가를 자극할 것으로 우려된다. 반면 원화환율이 안정을 찾으면서 환율하락에 따른 물가하락 효과도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한은은 29일 유가전망 보고서를 통해 하반기 국제유가(WTI 기준)가 중동 지역 불안 및 겨울철 수요증가 영향으로 30달러 이상 수준으로 오를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더욱이 전세계적인 기상이변으로 옥수수ㆍ밀 등 곡물가격도 상승하며 국내물가 불안을 부채질할 것으로 우려된다. 또 기업들이 올 상반기 저금리 등에 힘입어 사상 최대의 수익을 올리면서 임금인상 요구도 드세질 것으로 우려된다. 특히 부동산가격이 큰 폭으로 올라 노동계의 임금인상 요구를 외면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게 지배적 전망이다. ▶ 통화정책은 아직도 완화기조 유지 물가안정을 최우선 목표로 삼고 있는 한은으로서 최근의 부동산가격 급등은 큰 골칫거리다. 부동산가격이 큰 폭으로 뛰면 연쇄적인 집세 상승을 가져올 뿐만 아니라 인플레 기대심리를 더욱 부추기게 된다. 한은은 최근의 부동산가격 상승을 기본적으로 저금리의 결과로 풀이한다. 특히 시중에 돈이 많이 풀린 탓에 집값이 상승하기 무섭게 가계대출도 큰 폭으로 늘어나며 부동산시장으로 흘러가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한은의 한 고위관계자는 "한동안 주춤했던 가계대출 증가세가 이달 들어 다시 높아지고 있다"며 우려했다. 그는 "금리뿐만 아니라 주가ㆍ환율 등 여러 금융지표를 종합적으로 판단해보면 아직도 금융완화 기조가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 말을 뒤집어보면 부동산가격 상승으로 물가불안이 심화되는 상황에서는 금융기조를 긴축으로 선회해야 한다는 뜻으로 풀이할 수 있다. 정한영 금융연구원 거시금융팀장은 "한은이 조만간 내수위축을 감수하고라도 물가안정을 위해 통화정책 기조를 변경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문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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