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설

[사설] 바람직한 국민연금 지배구조 개편방향

국민연금기금의 지배구조 개선안이 윤곽을 드러냈다. 장병완 기획예산처 장관은 기존의 국민연금기금운용위원회와 국민연금공단의 기금운용본부를 각각 독립된 상설기구와 기금운용공사로 전환하고 민간 전문가들로 구성된 기금운영위원회가 기금운용공사를 견제하는 방향으로 국민연금 지배구조를 개편하겠다고 밝혔다. 특히 기금운용위원회를 한국은행의 금융통화위원회처럼 완전히 독립적으로 운영하되 정부는 사후 감독기능만 갖도록 한다는 것이다. 지난 7월 국회에서 ‘그대로 내고 덜 받는 형태의 국민연금 개선안이 통과된 후에도 지배구조 개선에 대한 논란이 많았는데 일단 방향은 제대로 잡았다고 보인다. 현행 국민연금기금 운용의 가장 문제점은 수익률이 지나치게 낮다는 점이다. 정기예금 금리 정도에 불과한 수익률을 놓고 운용이라는 표현 자체가 어색할 지경이다. 6월 말 현재 교직원공제회가 20.1%, 군인공제회가 13.6% 등의 고수익을 올렸지만 국민연금 수익률은 4.8%에 그쳤다. 이미 200조원을 넘긴 국민연금의 최근 3년 간 수익률도 연평균 6.71%에 지나지 않았으며, 특히 지난해에는 4.94%로 국공채 수익률을 벗어나지 못했다. 이는 캐나다(13.8%)와 네덜란드(11.3%)는 물론이고 심지어 저금리 국가인 일본(10.5%)에 비해서도 절반 수준에 불과하다. 기금수익률을 1%포인트 높이면 기금고갈 연도를 4년 정도 늦출 수 있는 만큼 결국 수익률이 상승하면 보험료 인상을 자제할 수 있는 여유가 생긴다. 국민연금기금 운용의 전문성과 독립성을 강화해야 할 당위성이 여기에 있다. 수익률 제고를 위해서는 글로벌 자산운용 시스템 구축을 비롯해 전문성을 높여야 한다. 해외의 전문인력 스카우트는 물론 투자전문기관과의 협력도 강화해야 할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국민연금의 지배구조 개편과 운용방식의 전환이 불가피하다. 지금처럼 특정 부처 산하에 두는 방식으로는 국민연금기금의 안정성과 수익성, 그리고 공공성을 충족시키기 어렵기 때문이다. 국민의 절반 이상이 국민연금에서 탈피하고 싶다는 여론조사 결과에 비추어 수익성과 신뢰성을 동시에 높이는 방향으로 국민연금 지배구조 개편이 시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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