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외칼럼

[로터리] 국민스포츠=골프(?)

현재 한국의 골프인구는 약 400만명 정도로 추산되고 230여곳의 골프장이 성업 중이다. 매년 30여곳의 골프장이 새로 문을 열고 10년 전 800만명이던 골프장 내장객이 지난해에는1,800만명으로 급속한 증가추이를 보이고 있다. 해외로 나가는 관광객 가운데 약 6% 정도가 골프관광이고 이는 매년 60% 이상 늘고 있다. 수치만 보더라도 골프는 이미 대중화를 떠나 국민 스포츠로 자리잡은 것이다. 한때 골프가 특권층의 전유물로 여겨졌던 시절이 있었다. 골프에 대해 지금도 엄청난 특소세나 기타 공과금이 부과되는 것을 보면 특권층이나 부유층의 놀이라고 봐도 선뜻 부정할 사람들은 없을 것이다. 주말에 4명이 모여 골프를 즐겼다면 평균 100만원 정도의 경비는 들어간다. 아마 이런 이유 때문에 고위 공직자들이 골프 치는 일을 금기시하는 것일지도 모른다. 어떻게 공직자 급여로 이렇게 많은 비용을 지불하고 골프를 칠 수 있겠느냐 하는 논리다. 물론 이 같은 논리도 타당성은 있다. 하지만 한발 더 나아가 생각하면 공직자들이 골프를 즐겼다는 자체를 지탄하는 것은 근시안적인 발상이라 할 수 있다. 공직자들이 골프를 치는 것을 막는 것은 비리에 속한다는 단순 논리이고 어쩌면 그 자체가 정치적인 색깔을 띠고 있을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경쟁자가 많은 공직자나 정치적 라이벌 관계에 있는 분들은 골프를 멀리하거나 꼭꼭 숨어서 골프채를 휘두를 수밖에 없는 것도 바로 이 같은 이유 때문일 것이다. 더군다나 골프 한두 번 쳤다고 실력 있는 고위 공직자들을 내몰아치는 것은 국가적인 낭비이고 글로벌 룰(?)에 반하는 현상 중의 하나라고 할 수 있다. 범죄적 동기나 비양심적 행위는 별도로 법을 통한 제재가 가능할 것이다. 고위 공직자들이 골프를 못 치게 한다면 ‘구더기 무서워 장 못 담근다’는 이야기의 대표적 사례가 될 것이다. 이미 일부 중ㆍ고등학교에서도 골프를 가르치고 있고 일부 대학에서는 골프가 정규과목으로 등장한 지 오래다. 엄청난 인구가 골프를 즐기고 있고 국내 골프장이 모자라 많은 인구가 해외에 나가 골프를 치는 세상이라고 하면 당연히 골프를 국민 스포츠로 분류해야 한다. 무엇보다 축구나 야구를 국민 스포츠로 인정한다면 열 살짜리부터 팔십세의 인구가 즐기는 골프라는 운동도 마땅히 국민 스포츠로 분류해야 한다. 골프가 국민 스포츠로 인정된다면 이 명목 저 명목으로 엄청난 세금을 물리고 있는 것도 국민적 정서와는 반대방향으로 가는 또 하나의 잘못된 정책이라고 해도 무리가 아니다. 물론 세수야 줄어들겠지만 좀더 많은 인구가 국내에서 좀더 싼 가격으로 국민 스포츠를 즐긴다면 소득의 재분배 과정도 좀더 자연스럽게 이뤄질 것이고 아까운 외화도 절약할 수 있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볼 수 있다. 공직자들이 골프놀이를 즐겼다는 자체도 지탄해서는 안된다. 어떤 놀이건 숨어서 하는 놀이가 재미를 더하게 마련이다. 남 몰래 하는 골프의 묘미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숨어서 하는 일들은 더 많은 부조리를 양산한다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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