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형 헤지펀드와의 계약규모를 올해 안에 30% 늘려 업계 1위 수준으로 끌어올리겠습니다.”
주영근(사진) 한국투자증권 프라임브로커서비스(PBS) 담당 상무는 22일 여의도 사옥에서 서울경제신문과 만나 올해 사업 목표를 이같이 밝혔다.
주 상무는 “계약규모를 늘리려면 한국형 헤지펀드에 양질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은 물론, 헤지펀드의 롱쇼트전략에 사용되는 주식 대차 풀을 늘리는 게 중요하다”며 “현재 9,000억원 수준인 한국투자증권 PBS의 대차풀을 올해 안에 업계 1위 수준인 2조원 가까이 늘리겠다”고 설명했다. 주 상무는 이어 “주식을 빌려주는 대가로 받는 대차중개 수수료도 업계 최저 수준으로 낮춰 계약 규모확장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대차중개 수수료는 개별 주식에 따라 0.5%~10%로 천차만별이다.
PBS는 한국형 헤지펀드에 증권대차, 신용공여, 각종 컨설팅 서비스를 제공하는 대표적인 투자은행(IB) 업무다. 한국투자증권은 불과 1년 전만 하더라도 PBS 점유율(계약을 맺은 헤지펀드 설정액 기준)이 5개 증권사 중 최하위였다. 하지만 지난해 3월 주 상무를 영입한 이후 알짜배기 헤지펀드들과 잇따라 계약을 맺으며 현재는 삼성증권에 이어 2위까지 올라왔다. 한국투자증권이 작년부터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트러스톤탑건’ 1, 2호 펀드, ‘대신에버그린롱숏’ 펀드 등은 기관투자가들의 자금을 끌어모아 한국형 헤지펀드 업계의 대어로 성장했고, 일부 펀드는 지금도 추가 자금이 들어오고 있다.
주 상무는 “현재 안다투자자문이 헤지펀드 업무 인가를 신청한 상태이며, 올해 추가로 2~3개 헤지펀드들이 설정될 것으로 보인다”며 “대차거래 등 차별화된 서비스를 바탕으로 PBS 제공 헤지펀드 수를 늘려 선두 업체와의 격차를 줄여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현재 한국투자증권은 4곳의 헤지펀드에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으며, 1위인 삼성증권은 6곳을 확보한 상태다.
주 상무는 PBS 역량을 키우기 위해 해외 주식 대차 업무도 확장할 계획이다. 지난해 말 아시아 주식을 대상으로 롱숏 전략을 구사하는 ‘신한BNPP명장Asia ex-japan’펀드와 PBS 계약을 맺은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그는 “앞으로는 운용 전략 다변화로 해외물을 대상으로 하는 한국형 헤지펀드가 늘어날 것”이라며 “이런 흐름에 미리 대비하기 위해 해외주식 대차 역량도 키워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PBS계약을 맺은 헤지펀드가 해외 주식을 공매도 하길 원한다면 해외 IB들로부터 발빠르게 주식 물량을 구해 헤지펀드에 제공하는 등의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것이다.
그는 한발 더 나아가 해외 헤지펀드에도 직접 PBS 서비스를 제공, 해외 헤지펀드들의 미니(mini) 프라임브로커로 발돋움하겠다는 포부도 드러냈다. 해외에 설정된 헤지펀드가 한국물을 대상으로 운용 전략을 펼칠 경우 주식 대차 등의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것. 한국투자증권은 이를 위해 지난해 미국 뉴욕의 한 헤지펀드와 PBS 계약을 맺기도 했다.
주 상무는 “지난 1년간 회사의 전폭적인 지원 아래 조직을 개편했고, PBS 플랫폼도 구축하는 등 업무 역량을 끌어올리고 있다”며 “사모펀드 개편안 등 정부의 규제도 계속 모니터링하면서 헤지펀드 외 신규사업 발굴에도 힘쓸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