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생활

디저트의 달콤한 진화

파이를 주력 상품으로<br>"칼로리 낮고 영양 풍부" 베이커리, 신제품 늘리고 전문점도 속속 등장<br>케이크는 변신 중<br>선물 후식용 선호 추세 맞춰 치즈케이크·초콜릿무스 등<br>장식·크기 줄인 제품 비중 높여





파이가 베이커리 업계의 새로운 강자로 급부상하고 있다. 최근 들어 해외 여행, 출장 등을 통해 선진국의 디저트 문화가 젊은 층을 중심으로 확산되면서 파이가 새로운 디저트 트렌드 열풍에 합류하고 있다. 그런가 하면 주로 기념일에만 팔리던 기존 베이커리의 강자 케이크는 선물 및 디저트용으로 확대되며 이에 맞는 사이즈와 디자인으로 리모델링해 진화를 거듭하고 있다.

◇파이의 급부상=3일 업계에 따르면 케이크에 이어 와플, 허니브레드, 마카롱 등으로 변모해온 디저트가 최근에는 '서양의 떡' 파이로 무게 중심을 옮아가며 주목받기 시작했다. 뚜레쥬르, 파리바게뜨 등 대형 프랜차이즈 베이커리 브랜드가 파이, 타르트 등 파이 메뉴를 앞다퉈 선보이고 파이를 주력으로 내세운 전문점들도 속속 생겨나고 있다.


1994년 케이크브랜드 '미고'로 당시 선풍적인 인기를 끌던 미후베리커리는 지난 2011년 디저트카페 '패기파이'를 선보이며 최근까지 17개점을 오픈했다. 올 연말까지 20개, 내년까지는 100개 매장을 연다는 목표다. 정영진 미후베이커리 대표는 "공장 2동을 운영 중인데 공급이 달려 8,000톤인 현재 생산 능력을 2배로 증설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패기파이는 애플파이, 미트파이, 초코크림파이 등 5개 카테고리 40종의 파이를 선보이고 있다.

독특한 식재료로 이태원 명물로 자리 잡은 정통 미국식 파이 전문점 '타르틴'은 지난 5월 오픈한 판교점에 이어 6월 중순 신세계백화점의 끈질긴 구애 끝에 강남점에 둥지를 틀었고 지난달 말 갤러리아백화점 수원점에서 식품관 리뉴얼 오픈과 함께 첫선을 보였다. 국내에서 미트 파이 열풍을 일으키고 있는 호주의 대표적인 미트파이 브랜드 '제스터스 파이'는 소셜 커머스의 인기 상품으로 활약 중이다.


정영진 대표는 "파이가 단순한 후식에서 식사 대용으로 저변을 확대하면서 급부상하고 있다"며 "저지방 육류, 과일, 유기농 밀가루 등을 사용해 칼로리는 낮고 영양은 높은 파이를 커피와 함께 곁들일 수 있는 간편 식사로 선택하는 젊은층이 늘고 있다"고 전했다.

관련기사



◇진화하는 케이크=베이커리 전문점들이 선보이는 케이크도 진화를 거듭하고 있다. 과거에는 생일을 비롯한 각종 기념일에 케이크를 주로 구입했던 것과 달리 최근에는 평소 선물 및 디저트용으로 구입하는 추세를 반영해 장식이 화려하고 큰 케이크 대신 치즈케이크, 초콜릿무스케이크 등 원재료를 강조한 작은 크기 제품의 비중이 높아졌다.

2000년대 초반만 해도 통상 케이크 연 매출의 20%를 차지하던 크리스마스 시즌 매출이 지난해 들어 13%로 줄었다.

대신 일반적인 케이크 외에 구겔호프, 롤케이크 등 모양이 쉽게 변형되지 않아 휴대하기 편한 선물용 케이크로 대체되고 있다.

뚜레쥬르는 올해 40여종의 크리스마스 케이크를 출시하면서 구겔호프, 롤케이크 등 선물용 케이크를 지난해 3종에서 올해 5종으로 늘렸다. 파리바게뜨 역시 지난해 크리스마스 시즌에 구겔호프, 롤케이크 매출이 전년 대비 30% 증가했다. 1호(지름 15cm), 2호(18cm), 3호(21cm), 4호(24cm)로 구분되는 케이크 중 간편하게 먹을 수 있는 작은 크기인 1, 2호 비중도 점차 높아지고 있다는 게 업계 설명이다.

뚜레쥬르 관계자는 "지난해 연말에는 1, 2호 메뉴가 가장 먼저 품절됐다"며 "소형 케이크 선호도가 높아지는 추세를 감안해 크리스마스 케이크 40여종 가운데 1, 2호 케이크가 절반 이상인 25종을 차지할 정도"라고 설명했다. 파리바게뜨도 지난달 말 선보인 50여종의 크리스마스 케이크 중 1, 2호 비중을 지난해보다 늘려 절반 수준으로 구성했다.


심희정 기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