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정책

소비 줄이고 빚 갚고 허리띠 죄는 가계

1분기 자금 잉여 10조 늘어


경기회복이 더디게 진행되면서 가계가 소비를 줄이고 빚을 갚는 등 허리띠를 졸라매고 있다.

17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1ㆍ4분기 중 자금순환(잠정)'에 따르면 가계(비영리단체 포함)는 소득이 늘었지만 소비지출을 줄이면서 자금잉여 규모가 전 분기 20조4,000억원에서 지난 1ㆍ4분기 30조1,000억원으로 10조원 가까이 늘었다.


가계는 1ㆍ4분기에 금융기관 차입도 9,000억원 줄였다. 대출을 상환한 것이다. 자금운용은 예금(12조원), 보험ㆍ연금(26조원)을 크게 늘리고 주식ㆍ채권 등 유가증권 투자(-11조5,000억원)는 줄였다. 한은 관계자는 "지난해 말 부동산 취득세 감면 혜택이 종료된 후와 4ㆍ1부동산종합대책이 발표되기 이전인 1ㆍ4분기에 주택 매입 수요가 줄어든 것도 가계 차입을 줄였다"고 설명했다.

기업(비금융법인기업)은 설비투자가 늘면서 자금부족 규모가 전 분기 4조7,000억원에서 1ㆍ4분기 7조5,000억원으로 늘었다. 설비투자가 늘었다고 하지만 지난해 4ㆍ4분기 워낙 부진했던 탓에 나타난 반등으로 보는 것이 적절하다는 게 한은의 설명이다. 중소기업 대출이 늘면서 기업의 금융기관 차입은 전 분기 13조8,000억원 감소에서 18조3,000억원 증가로 돌아섰다.


정부는 재정 조기 집행 지원을 위한 국채 발행 증가로 전 분기 13조8,000억원 자금잉여에서 1ㆍ4분기 22조9,000억원 자금부족으로 전환했다. 국외는 경상수지흑자 규모가 전 분기보다 줄면서 자금부족 규모가 전 분기 27조2,000억원에서 1ㆍ4분기 12조원으로 축소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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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말 현재 총 금융자산은 전 분기 말보다 2.9% 증가한 1경1,954조6,000억원을 기록했다. 채권 비중이 19.7%에서 20%로 증가한 반면 현금통화ㆍ예금, 대출금 및 주식ㆍ출자지분은 모두 하락했다. 가계ㆍ기업ㆍ정부의 금융부채는 모두 3,694조7,000억원이었다. 이는 지난해 말보다 87조4,000억원 늘어난 것으로 지난해 국내총생산(GDP)인 1,272조5,000억원의 3배에 육박하는 규모다. 가계ㆍ기업ㆍ정부의 금융부채 대비 금융자산 비율은 1.44배로 지난해 말과 같았다. 다만 가계의 금융부채 대비 금융자산 비율은 같은 기간 2.14배에서 2.19배로 개선됐다.

이연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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