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50년전 '고뇌의 그림들' 한자리에

한가람미술관서 '50~60년대 한국미술전'<br>'한국적 서양화' 개척한 저명작가들 작품 전시

왼쪽부터 이용환 '누드'(1957), 박한진 '약공'(1969), 박서보 '유전질'(1968)


한국전쟁으로 전 나라가 온통 쑥대밭과 다름없었던 1950년대. 먹고 살기에 정신이 없었던 당시에도 예술가들은 혼을 불사르는 작품활동을 계속했다. 작가들은 캔버스를 구하기가 어려워 미군부대에서 나온 천막을 뜯고, 어렵사리 구한 물감에 흙을 보태 그림을 그리는 등 주변 환경을 탓하지 않고 자신이 추구하는 작품세계를 펼쳤다. 50년전 한국 미술을 되돌아 볼 수 있는 전시가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에서 23일부터 열렸다. 당시 동인회를 중심으로 활동했던 작가들의 작품을 모은 '1950~1960년대 한국미술전'이 그것. 전시는 미술을 통한 역사적인 증언과 한국 현대미술의 개척자였던 작가들의 작품성 두가지를 한꺼번에 만날 수 있는 기회다. 1950년대 한국의 서양화단은 일제치하에서 유학하고 돌아온 작가들이 주류를 이뤘다. '일본에서 배워왔다'는 한계 때문에 지금까지 미술계에서는 그때 작가들에 대한 깊이 있는 연구가 진행되지 못했던 게 사실. 오병욱 한가람미술관 전시예술감독은 "당시 한국의 서양화는 국전과 동인회 두가지 축으로 움직였다"며 "한국적인 서양화를 추구했던 작가들의 고뇌가 담겨있는 작품을 소개하는 자리"라고 말했다. 작품은 1950년대부터 10여년간 활기를 띄었던 9개의 동인회 소속 작가들 중 생존작가 중심으로 선정했다. 참여작가는 총 42명으로 당시 동인활동에 적극적이었던 화가들이다. 출품작은 '대한민국 미술 전람회''목우회' 등의 구상작품과 '현대미술가협회' '오리진' 등을 중심으로 한 비구상작품 등으로 작가 혹은 유족에게 기증받은 작품 70여점이다. 극사실주의부터 반구상과 극단적인 추상까지 다양하고 개성적인 색채가 돋보이는 작품이 걸렸다. 한가람미술관은 이번 전시를 시작으로 2007년 한해 동안 한국 서양화의 역사를 짚어볼 수 있는 전시를 시리즈로 기획했다. 5월에는 70년대 작품을 만날 수 있는 '국전과 민전' 6월에는 해외에서 활동했던 국내 작가들의 작품을 모은 '해외 한국 작가전' 그리고 7월에는 '80년대 예술작품전'을 선 보일 예정이다. 전시는 2007년 1월 31일까지. (02)580-1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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