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이상철 한국통신 사장

이상철 한국통신 사장 "쌍방향 통신사업 주력 수익늘릴것" 대담: 최영규 정보통신부장 ykchoi@sed.co.kr "정보, 통신, 솔루션 등을 통합, 우리 국민들이 이를 공기처럼 자연스럽게 사용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가는데 앞장 서 겠습니다" 한국통신 이상철(李相哲)사장은 요즘 하루 24시간이 부족할 정도로 분주하다. 정보통신산업이 21세기 국가경제의 핵으로 부각되고 있는데다 한통이 차세대 이동통신(IMT- 2000) 서비스와 위성방송 등 사업 다각화를 위해 조직을 새롭게 짜야하기 때문이다. 특히 민영화를 앞두고 정부 보유주식 지분에 대한 매각뿐 아니라 소유, 경영구조 등 한통의 미래와 우리나라 통신산업의 미래에 대한 밑그림을 그리는데 모든 시간을 할애하고 있다. 특히 이 사장은 인터넷을 기반으로 260만 중소기업의 경쟁력 강화를 위한 지원사업을 적극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정보통신에 대한 전문기술과 자금력이 취약한 중소기업과 우수한 어플리케이션을 보유하고 있는 벤처기업을 연결, 중소기업의 e-비즈니스화와 벤처기업의 활성화를 지원하는 온라인시장을 구축하겠다는 복안이다. 이 사장은 오는 2003년까지 두 단계로 나눠 중소기업 전용 B2B 솔루션 포털을 구축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 사장은 '선견(先見), 선결(先決), 선행(先行)'이라는 말을 즐겨 쓴다. 이말은 바로 스피드 경영의 요체다. 그래서 이 사장은 영국의 브리티쉬텔레콤과 같은 세계적인 통신회사보다 항상 변화를 추구하는 시스코시스템즈를 선호한다고 했다. 이 사장이 한통 임직원들에게 '창조적 자유인이 되라'고 주문하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지난해 연말 사장에 취임, 4년만에 한국통신으로 복귀했습니다. 과거에 비해 어떤 점이 달라졌고, 앞으로 어떻게 한통을 이끌고 갈 계획입니까. ▲우선 임직원 모두가 변화를 수용하겠다는 적극적인 의지를 보이고 있는 것이 과거에 비해 크게 달라진 점입니다. 하지만 아직까지 상당수 임직원들이 '지시문화'에서 벗어나는데 애를 먹고 있습니다. 그래서 각종 회의도 보고 형식이 아니라 허심탄회하게 서로의 의견을 교환하고 토론할 수 있는 방식으로 유도하고 있습니다. 또한 창의적으로 일할 수 있는 분위기 조성을 위해 임직원 모두가 책임과 열정을 갖고 자율적인 아이디어를 행동으로 옮길 수 있도록 사규부터 반으로 줄일 방침입니다. -매출 11조5,000억원, 순이익 1조840억원을 골자로 한 경영목표를 발표했습니다. 수익성을 높이기 위해 어떤 복안을 갖고 계신지요. ▲차세대 이동통신(IMT-2000) 서비스, 위성방송 등으로 사업을 다각화,전화사업의 비중을 줄여나가는 대신 앞으로 높은 성장성이 기대되는 쌍방향 통신분야를 적극적으로 육성할 방침입니다. 이와 함께 각종 서비스의 경영효율을 높이는데 주력, 각 서비스별로 성과를 측정한 후 어떤 서비스가 어느 정도의 수익을 거두었는지 평가해 없앨 것은 과감히 도려낼 계획입니다. 또한 그 결과를 사내 모든 임직원들에게 공개해 정보가 막힘없이 유통되도록 할 방침입니다. -내달 초 14.7%의 정부 보유지분 매각을 계기로 민영화가 계획대로 진전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습니다. 한통이 어떤 형태의 기업지배구조를 갖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보십니까. ▲한 가지 분명한 것은 1~2개 기업이 경영권 확보에 필요한 절대 지분을 확보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봅니다. 현재 정부에서도 통신산업의 특성을 고려해 특정 재벌의 한통 경영권 선점을 막기 위해 여러 방안을 검토하고 있습니다. 대표적인 것이 법정 동일인 지분한도를 현재의 15%에서 5%수준으로 축소하는 것입니다. 절대적인 지배주주가 없다고 경영효율이 떨어지는 것은 아닙니다. GM이나 휴즈 등도 지분이 나눠져 있지만 충분히 경쟁력을 발휘하고 있습니다. 여러 가지 방안을 검토해 가장 합리적인 지배구조를 만들어 나갈 계획입니다. 1월말까지 지배구조 문제에 대해 결론을 내고 1단계로 2월말까지 외자유치의 가시적인 성과를 낼 계획입니다. -취임 후 IMT-2000 서비스를 연기할 수도 있다는 방침을 밝혔습니다. ▲IMT-2000 서비스를 연기하기 보다는 서비스 시점을 못박지 않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가입자 이전이라든지 단말기, 시스템, 시설역량 등 모든 것을 검토한 후 최적시점을 택해야 합니다. 다시말해 서비스 시기 문제는 과연 국익과 한국통신 전체를 생각할 때 무엇이 바람직한 지 고려하는 데서 출발해야 합니다. 사실 한국통신프리텔ㆍ엠닷컴과 한국통신IMT가 제공하는 서비스는 상충됩니다. IMT-2000 서비스를 빨리 실시하면 할수록 한국통신프리텔ㆍ엠닷컴의 시장은 크게 위축될 수 밖에 없습니다. 그리고 서비스를 실시하겠다고 결정하면 국산이든 외국산 장비든 시스템을 구축하는 데는 그리 많은 시간이 필요치 않습니다. 과거 한국통신프리텔 사장으로 재직할 때의 경험으로 보면 6개월이면 시스템을 충분히 구축할 수 있습니다. -앞으로 설립될 한국통신IMT와 한국통신프리텔ㆍ엠닷컴간의 관계 설정 문제로 내부 임직원들이 술렁이고 있습니다. 어떤 구도가 바람직하다고 보시는지요. ▲조금 전에 밝힌 것처럼 무엇이 한통 전체를 위해 가장 바람직한 가를 먼저 생각해야 합니다. 한통IMT 추진단이나 프리텔 직원들에게 "당신이 한통 사장이라는 입장에서 생각해 보라"고 자주 주문합니다. 앞으로 한통IMT는 어느정도 궤도에 진입할 때까지 지속적인 투자를 필요로 하는 반면 프리텔ㆍ엠닷컴은 계속 수익을 낼 것입니다. 결국 프리텔ㆍ엠닷컴의 회원들이 IMT쪽으로 이동할 것입니다. 어느 방안이 한통 전체를 위해 바람직한 것인지 생각해 보면 명확한 답이 나올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구조조정 문제는 한통의 가장 중요한 현안 중 하나입니다. 한통과 자회사에 대한 구조조정이나 경쟁력 강화를 위해 어떤 계획을 갖고 있습니까. ▲흔히 구조조정이라고 하면 인력을 줄이는 것부터 생각합니만 구조조정의 목표는 회사의 경쟁력을 높이는데 있습니다. 따라서 방대한 인프라를 활용, 한통이 세계적인 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만드는데 구조조정의 초점을 맞출 것입니다. 자회사에 대해 지나치게 간섭하는 것은 오히려 경영효율을 떨어뜨린다고 봅니다. 최종적인 목표는 어떻게 하면 전체 한국통신 그룹의 이익을 극대화하느냐에 있습니다. 따라서 유선과 무선을 결합해 경쟁력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한통 및 자회사의 역량을 집중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현재 한통의 사업구조를 수익성 중심으로 강화하는 것과 맞물려 획기적인 조치까지 생각하고 있습니다. -중소ㆍ벤처기업의 사장들을 만나면 한통이 너무 횡포가 심하다는 불만을 토로합니다. 이들에 대한 지원ㆍ협력방안이 있다면 말씀해 주십시오. ▲중소기업 전용 B2B(기업간 전자상거래) 솔루션 포털을 구축할 계획입니다. 이 포털은 정보기술(IT) 관련 노하우나 자금력이 취약한 중소기업과 우수한 애플리케이션을 보유하고 있는 벤처기업간에 B2B 솔루션이 거래되는 장으로 활용될 수 있어 260만 중소기업의 경쟁력 강화에 큰 도움을 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한국통신은 이를 위해 통합인증, 보안, 운영관리 등 e-비즈니스를 위한 서비스를 독자적으로 또는 다른 업체들과의 제휴를 통해 제공해 나갈 방침입니다. 다만 한통은 중소ㆍ벤처기업들에게 '지원을 위한 지원'은 하지 않을 것입니다. 이런 형태의 지원은 벤처기업 스스로의 경쟁력 강화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게다가 경영은 등한시 한채 본인의 재산형성에만 혈안이 돼있는 벤처사장들이 너무 많은 것 같습니다. 회사가 성장, 발전해야지 오너만 배부르면 그만이라는 생각은 버려야 합니다. 중소ㆍ벤처기업과 한통이 윈-윈을 도모할 수 있다면 파격적으로 지원할 것입니다. -통신산업을 비롯해 전반적인 국내산업 발전을 위해 한통이 어떤 역할을 수행해야 하고 또 미래의 바람직한 모습은. ▲장기적으로 모든 네트워크를 통합, 국민들에게 최대한의 편익을 제공해야 합니다. 특히 모든 정보, 통신, 솔루션 등을 통합해 사용자들이 이를 공기처럼 자연스럽게 사용하는 환경을 조성하는데 앞장 설 것입니다. 한통은 이를 위해 끊임없이 연구개발, 노력해 나갈 것입니다. 통신산업에는 '쏠림현상'이 있습니다. 2강 3약일 경우, 2강으로 힘이 쏠린다는 뜻입니다. 그렇다고 해서 독점을 우려할 필요는 없다고 봅니다. 독점 현상이 나타난다 해도 규제 강화를 통해 부작용을 줄일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실제 외국의 경우 우리보다 훨씬 규제가 심합니다. 한통은 앞으로 경영효율을 높여 국내기업이 아닌 외국기업과 경쟁을 벌일 것입니다. /정리=정문재기자 timothy@sed.co.kr 사진=신재호기자

관련기사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