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금리인하폭 놓고 전망 엇갈려 약세 지속

2000년 3월9일 나스닥지수가 5,048을 기록하면서 월가 투자자들은 나스닥지수 5,000시대에 대한 꿈에 부풀었었다.만 1년후인 지난 9일 나스닥지수는 2,052로 마감되면서 나스닥시장은 1,000시대로 추락한다는 걱정에 사로잡혀있다. 1년전에 비해 59.3%나 떨어진 것이다. 내로라는 첨단기술주들이 한결같이 부진한 실적을 밝히면서 주가를 끌어내리고 있는 가운데, 월가 투자자들의 최대 희망인 금리인하마저 기대처럼 쉽게 이뤄지기 힘들 것이라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나스닥시장이 침몰한 것이다. 나스닥지수의 59.3% 폭락은 지난 73~75년의 불황기에 겪었던 59.9% 추락에 이어 사상 두 번째 기록이다. 그러나 나스닥의 추락에도 불구, 블루칩의 다우지수는 강세를 유지하고 있다. 올들어 월가 투자자들이 첨단기술주를 외면하고 블루칩쪽으로 확연하게 옮겨가고 있는 모습이다. 지난주 뉴욕 증시는 초반 상승세로 유지하면서 바닥권에서 벗어나는 듯했으나 후반들어 급작스럽게 무너지고 말았다. 특히 지난주 금요일에 발표된 2월중 고용동향의 내용이 예상보다 좋은 것으로 나타난게 주가 하락으로 이어졌다. 실업률은 예측했던대로 4.2%에 머물렀으나 신규고용이 크게 늘어나고, 임금상승폭도 예상보다 컸던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경제가 생각보다 좋은 편이고, 그동안 도외시해왔던 인플레의 발생 가능성이 우려된 다는 의미다. 특히 시간당 임금이 지난달에 0.5%나 올라 지난 1년간 4.1% 상승한 것으로 나타나면서 인플레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이는 곧바로 뉴욕 증시의 유일한 희망이라고 할 수 있는 금리인하의 가능성을 크게 줄이는 것으로 해석되면서 뉴욕 증시의 폭락으로 이어졌다. 이에 앞서 인텔이 1.4분기 매출이 작년 4.4분기대비 25%나 줄어들 것이라고 밝히고, 시스코가 향후 매출전망이 밝지 않다고 내다보면서 전체인력의 11%를 해고하겠다고 발표, 나스닥의 양대 거대기업이 동반 폭락하는 바람에 나스닥시장이 싸늘해진 것이다. 또 인터넷포털의 대명사인 야후의 사령탑 팀 쿠글이 실적 부진을 이유로 물러나고, 아마존의 제프 베조스가 내부자거래혐의로 조사를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는 등 첨단기술주들이 수난을 겪은 한 주였다. 이에 따라 나스닥지수는 금요일 하루에만 5.3%나 폭락, 주초반의 상승분을 다 까먹고 주간 기준으로 3.1% 하락했다. 하지만 블루칩의 다우지수는 지난주에 1.7%나 올랐다. 금요일에 2월중 고용동향의 충격으로 213포인트, 2%나 폭락했지만 그전까지 4일 연속 상승세를 기록한데 힘입어 2주 연속 주간기준 상승을 나타낸 것이다. 스탠더드 앤 푸어스(S&P) 500 지수는 블루칩의 강세에 힘입어 지난주에 0.1% 하락하는데 그쳤다. 나스닥의 폭락에도 불구, 블루칩이 강세를 보이는 바람에 현재 뉴욕 증시를 어떻게 해석해야 하느냐에 대해 전문가들의 의견이 엇갈리고 있는 상황이다. 나스닥은 1년전에 비해 59.3%나 폭락했고, S&P 500 지수도 최고수준에 비해 20%가까이 하락했다. 그러나 S&P 500 지수에서 첨단기술주를 제외한 나머지 주식은 여전히 상승세를 기록하고 있는 상황이다. 첨단기술주를 제외한 S&P 500 지수는 99년에 7.2%, 지난해에 5.9% 올랐는 데 올들어 지난주 금요일까지 이미 4%나 올랐다는게 비앙코 리서치의 분석이다. 인텔, 시스코, 야후 등 나스닥의 대표적인 대형 첨단기술주들의 하락폭이 워낙 크다보니 나스닥지수가 크게 떨어졌지만 전체적인 시장분위기가 아주 악화된 것은 아니라는 얘기다. 이번주 뉴욕 증시는 지난주 후반의 분위기가 지속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지난주 금요일에 발표된 2월중 고용동향 때문에 금리인하 가능성이 적어졌다는 인식이 확산된데다 약세분위기를 뒤바꿀만한 이렇다 할 촉매도 보이지 않는 실정이다. 월가 투자자들은 오는 20일에 열릴 공개시장위원회(FOMC)만 지켜보고 있는 실정이다. 하이 프리퀀시 이코노믹스의 이언 세퍼드슨은 당초 금리인하폭이 0.75%포인트에 이를 것이라고 점쳤다가 2월중 고용동향을 분석한 후 아무리 커봤자 0.5%포인트를 넘지 못할 것이라고 수정했다. 현재 상황에서는 0.5%포인트 금리인하가 단행되더라도 주가상승에 큰 도움을 주기 어려울 것으로 여겨지고 있다. 이번주에 발표되는 경제지표는 13일(화)의 2월중 소매판매실적, 14일(수)의 재고동향(1월), 15일의 수출입물가(2월), 16일의 생산자물가(2월) 등이다. 소매판매실적은 1월의 0.7%증가에 서 2월에 0.3% 증가로 둔화되고, 생산자물가는 0.1%(1월1.1%) 오른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지난주의 고용동향에 이어 이번주의 소매판매실적, 생산자물가 등이 20일의 금리인하폭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뉴욕=이세정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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