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입차 가격이 줄줄이 오른다.
이번 가격 인상을 주도하는 곳은 유럽차 메이커들. 유로화 강세에 따른 환차손으로 가격 조정이 불가피하다는 설명이다.
하지만 수입차 가격 인하 경합이 시작된 지 1년 만에 이뤄진 조치라 ‘수입차 가격은 고무줄’이라는 논란에 휩싸이게 됐다.
15일 푸조는 “유로 환율 상승으로 부득이하게 모델별로 최저 40만원, 최고 110만원씩 가격을 올리게 됐다”고 밝혔다.
차종별로는 207GT가 3.68%로 인상폭이 가장 크다. 푸조는 16인치 휠이 적용된 차는 기존 차보다 60만원 오른 3,050만원, 17인치 휠 모델은 110만원 상승된 3,100만원으로 책정했다. 베스트셀링 모델인 307SWHDi는 기존보다 40만~50만원을 더 줘야 살 수 있다.
BMW와 메르세데스-벤츠도 다음달부터 가격을 올릴 방침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유럽에서 들여오는 BMW와 메르세데스-벤츠는 지난 몇 달간의 유로화 강세로 고전했다”며 “환차손을 보전하기 위해 조만간 가격을 인상할 것”이라고 전했다. 그는 “유럽산 수입차의 가격 인상이 다른 경쟁사에도 영향을 줄 것”이라고 언급, 일본 및 미국 수입차 가격 인상도 뒤따를 가능성을 시사했다.
일부 차종은 이미 신형을 내놓으면서 사실상 가격을 인상했다. BMW는 이달 초 최고급 럭셔리 컨버터블 650i를 출시하면서 차 값을 160만원 높게 책정, 1억7,280만원으로 정하고 볼보도 S80 3.2 Exe와 S80 4.4 AWD Exe를 내놓으며 800만~1,700만원 올렸다.
소비자들은 이 같은 움직임에 대해 강한 불만을 토로한다. 소비자단체의 한 관계자는 “환율 변동에 따른 수익성 변화를 예측하지 못한 것은 업체 측의 책임인데 소비자들에게 그 피해를 고스란히 돌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국내 완성차 업체들도 차량 가격 인상을 놓고 고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지난달 차 부품업체와 포스코가 부품가 및 철강가격을 올렸지만 차 가격에 반영하지 못한 상태”라며 “완성차 업체들이 정부와 소비자들 사이에서 눈치만 보고 있는 중”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