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중국 위안화 가치 하락세가 우리 수출에 득보다 실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특히 한국 수출은 엔저에다 저(低)위안까지 겹쳐 샌드위치 신세가 됐다는 지적이다. 이로써 2011년부터 막을 연 ‘교역액 1조 달러 시대’ 지속에도 비상등이 켜졌다.
18일 현대경제연구원은 ‘중국 위안화 평가절하의 국내 수출 파급영향’ 보고서에서 “원·위안 환율이 5% 하락(원화 강세)하면 우리 총 수출은 3% 감소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기계산업(-5.5%)이 가장 큰 타격을 받고 석유화학(-3.7%), 철강(-2.5%), 자동차(-1.9%), 정보기술(IT)(-0.3%) 순이다. 원·위안 환율은 지난 10~13일 사이 3% 급락한 바 있다.
홍준표 연구위원은 “우리의 대중국 수출 중 상당 부분이 중간재 수출이기 때문에 위안화 약세로 중국의 수출이 좋아지면 우리도 덩달아 호전되는 긍정적 경로가 있다”면서도 “그러나 중국이 부품을 자국 내에서 조달하는 비중이 높아져 긍정적 효과는 이전보다 작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실제 우리의 대중국 수출 중 중간재 비중은 2000년 85%에 서 2013년 73%로 낮아졌다.
반면 부정적 효과는 클 것으로 보인다. 휴대폰, 중소형 자동차 등의 분야에서 중국 제품의 경쟁력이 갈수록 향상돼 세계시장에서 우리 제품과 경합도가 높아졌다.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세계시장에서 한국과 중국 제품의 경합도(ESI)는 지난해 37.4로 2013년 38에서 소폭 하락했지만 2000년 34에서 상승했다. ESI는 0부터 100까지의 값이며 100에 가까울 수록 양국 수출상품 구성이 비슷하다는 뜻이다. 이런 상황에서 위안화 가치 하락은 중국 제품에 가격경쟁력이라는 날개까지 달아줄 수 있다.
홍 연구위원은 “외환시장 변동에 대한 미세조정 및 시장 안정화 대책으로 원·위안 환율 급락을 방지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무역보험공사 등을 활용해 환위험에 노출된 기업에 지원을 강화하는 등 대책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