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런던금속거래소 바그리 회장(화제의 해외경영인)

◎「스미토모 악몽」딛고 정상화/“지나친 규제땐 장내시장 위축” 자율 강조/잇단 사고 불구 전세계 거래량 95% 차지지난 6월 스미토모(주우)상사의 구리 거래인 하마나카 야스오가 26억달러의 엄청난 구리거래 손실을 냈다는 소식에 당시 세계 최고 권위와 최대 규모를 자랑하는 런던금속거래소(LME)는 충격을 감출 수 없었다. 양대 경쟁거래소인 뉴욕상업거래소(NYMEX)가 LME의 허술한 거래규제를 신랄히 비판하고 나섰다. LME에 밀려 금속거래량에 있어 만년 2위에 머물러야 했던 NYMEX로선 야스오 사건의 파장을 적극 이용, LME의 신뢰를 무너뜨림으로써 새로운 도약을 할 심산이었다. 그러나 4개월이 지난 지금 LME직원들은 야스오가 지난 22일 구속됐다는 소식에 그 「엄청난」사건을 새삼 떠올릴 정도다. 이처럼 단기간에 LME를 정상궤도에 올려놓은 이는 첫번째 외국계(인도) LME회장 라즈 K 바그리. 올해로 1백19년을 맞이하는 LME는 여전히 세계 금속거래량의 95%를 차지하며 독보적인 위치를 구축하고 있는 것이다. 바그리 회장 거래철학의 요체는 한마디로 「자율거래」. 야스오사건이 터지자마자 NYMEX를 위시해 LME의 근본적인 개혁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비등했지만 바그리 회장은 『지나친 금속거래 통제는 정상적인 거래를 위축시킬 수 있다』며 일축해왔다. 자율적인 거래가 생명이며 강한 통제를 가하면 거래자들은 장외거래(OTC)를 포함해 역외거래로 장소만 이동하기 때문에 최소한의 규제를 통해 장내거래를 더욱 할성화시켜야 한다는 것이 바그리의 주장이다. 바그리 회장의 철학은 LME역사에서도 입증된다. 지난 93년 야스오의 친구이자 칠레 구리생산업체인 코델코의 거래인으로 있던 유안 파블로 다빌라가 1억7천5백만달러의 거래손실을 내면서 LME는 이미 통제시스템의 위기를 맞이한 바 있었다. 그러나 LME는 87년이후 거래량이 7백% 성장했다. 반면 NYMEX의 구리거래량은 80년대말 50%에서 현재 5%까지 급감했다.<이병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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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병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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