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설

[사설] 규모와 횟수 더 늘려야 할 이산가족 상봉

남북이 이산가족 상봉에 합의했다. 반갑다. 박근혜 대통령이 신년 기자회견을 통해 제안한 이산가족 상봉행사가 예전에 비해 짧다면 짧은 한달여 만에 성사된 점도 고무적이다. 실무접촉에 나섰던 남북적십자대표단의 노고에 박수를 보낸다. 우리의 연례적 군사훈련을 맹비난하며 이산가족 상봉의 반대 명분으로 내세웠던 북측이 태도를 바꾼 점도 높은 평가를 받아 마땅하다.


이산가족 상봉은 어떤 이유로도 막을 수 없는 당위성을 갖고 있다. 부모와 자식이, 형제가 70년 가까운 세월을 생사조차 모른 채 그리워한다는 게 말이 되는가. 대부분 고령인 이산가족들은 눈물로 상봉을 손꼽아 기다리고 있다. 북에 두고 온 어린 딸의 저고리를 매만지며 눈물을 적시는 아흔의 할머니와 형제를 오매불망하는 여든일곱의 할아버지…. 이들이 한을 풀지 못하고 죽어간다. 비극도 이런 비극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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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과 북이 기왕에 이산가족 상봉에 합의했다면 보다 근원적인 합의에 도달하도록 노력해야 한다. 더 많이, 더 자주 만나자. 지금까지 등록된 이산가족 상봉 신청자 12만 9,264명 가운데 5만7,784명은 이미 세상을 떠났다. 살아 있는 이산가족들이 지금과 같은 횟수와 규모로 모두 만나려면 수백년이 걸린다. 남북은 규모와 횟수를 늘리는 협의에 속히 들어가기 바란다.

이산가족 상봉은 통일을 향한 첫걸음이다. 서로의 신뢰가 높아지다 보면 교류도 늘어나기 마련이다. 북측은 보다 전향적인 대화에 나서야 한다. 박 대통령이 제안한 비무장지대(DMZ) 평화생태공원 조성은 남북 모두의 번영에 발판이 될 수 있다. 북측이 원하는 금강산관광 재개 역시 분위기가 고조될 것이다.

섣부른 기대는 금물이다. 그러나 3년 만의 이산가족 상봉은 분명히 희망적이다. 이달 중순으로 예정된 이산가족 상봉의 성공적인 마무리와 확대 발전을 위해 모든 노력을 쏟아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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