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포스트달러에 대비하라] <5·끝> 한국의 선택은…

'아시아 공동통화' 창설 주도해야<br>한·중·일+아세안 주도 연내 연구팀발족 합의 "15년후 단일통화 가능"<br>수출 對美의존도 높고 亞국가 경제력차이 커 아직 가시적 성과 없어

[포스트달러에 대비하라] 한국의 선택은… '아시아 공동통화' 창설 주도해야한·중·일+아세안 주도 연내 연구팀발족 합의 "15년후 단일통화 가능"수출 對美의존도 높고 亞국가 경제력차이 커 아직 가시적 성과 없어 김민열 기자 mykim@sed.co.kr ‘위상이 갈수록 추락하고 있는 달러화의 운명을 아시아 국가들은 마냥 지켜 만 봐야 하는 것일까’ 지난해초 한국은행(BOK)이 ‘통화다변화’를 주요 내용으로 한 보고서를 내놓자 국제금융시장은 “아시아 국가들의 도발이 시작됐다”고 평가했다. 시장은 이 움직임에 대해 아시아국가들이 미국의 ‘약(弱) 달러’ 정책이 중국 등 아시아 지역에 집중적인 타격을 주면서 달러가치는 급락하고 통화가치는 각국의 경제여건에 걸맞지 않게 치솟는 현상을 더 이상 두고 보지 않겠다는 것으로 해석했다. 그러나 정작 문제의 발단을 제공했던 우리 외환당국은 “달러화를 대체할 마땅한 국제통화는 아직 없다”며 사태를 무마하는데 급급했다. ◇아시아 공동통화의 한계 = 한ㆍ중ㆍ일 3국의 경제규모를 고려한다면 굳이 달러에만 기댈 이유가 없지만 미국에 수출해 먹고 사는 태생적 한계 역시 부인할 수는 없다. 진병화 국제금융센터 소장은 “아시아 국가들간 자급자족을 하는 방법 이외에 포스트 달러를 준비할 대안은 없다”고 강조했다. 그만큼 아시아 국가들의 경제력은 아직 취약하다는 것이다. 하지만 지나치게 달러에만 의존해온 체제를 대신할 ‘대안적 역내 환율체제’ 나아가 아시아 공동통화에 대한 욕구는 갈수록 커지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지난 97년 외환위기 전후 제기된 동아시아 지역의 단일통화 문제는 미국의 반대도 있었지만 중국과 일본이 주도권을 놓고 치열한 기싸움을 벌이며 별다른 성과를 내지 못했다. 이후 유럽의 유로화를 모델로 한 ‘아시안 유로화’를 도입하는 방안이 유력하게 검토되기도 했다. 그 사전단계로 ‘아시아통화 제도(AMS)’를 통해 각국간 통화가치를 일정 범위 내로 수렴한 후 아시아중앙은행(ACB)을 설립해 경제여건이 비슷한 국가부터 단일통화를 도입ㆍ확대하는 ‘단계별 밴드제’를 추진하자는 구체 방안도 제시됐다. 하지만 이 또한 벽에 부딪혔다. 유럽과는 달리 아시아 국가간에 경제력 차이가 너무 크다는 현실적 제약 때문이다. ◇“15년후에는 공동통화 가능”= 한동안 주춤하던 이러한 움직임은 한국이 적극적인 중재자 역할에 나서면서 조금씩 활기를 띄기 시작했다. 지난 2006년5월4일 인도 하이데라바드에서 열린 제39차 아시아개발은행(ADB) 연차총회에서 한ㆍ중ㆍ일 3국 재무장관들은 유로화 같은 아시아 공동통화 출범을 위한 로드맵을 만들기로 합의했다. 회의를 마친 뒤 한덕수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다소 상기된 표정으로 “아시아 금융통합에 대한 장기 비전 공유가 중요하다는 점을 확인하고 연내 아시아 공동통화연구팀을 구성하기로 합의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특히 그동안 ADB가 관여해오던 아시아 공동통화 연구를 동남아국가연합(ASEANㆍ아세안)+3(한ㆍ중ㆍ일) 재무장관회담에서 시작한다는 데도 합의했다”고 밝혔다. 함께 회의에 참석했던 권태균 재경부 국제금융국장(현 금융정보분석원장)은 “각국의 이해관계를 조정하는 데 어려움이 따르겠지만 유로화의 경험을 잘 활용하면 이르면 15년 이후에는 아시아 공동통화 탄생이 가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ㆍ중ㆍ일 3국의 경제 수장들이 물밑에서만 거론되던 통화동맹을 위해 공식적인 ‘첫걸음’을 떼는 순간이었다. ◇갈길 먼 통화 독립= 7개월의 시간이 흘렀지만 아직 아시아 공동통화연구에 대한 가시적인 성과는 거두지 못하고 있다. 당장 유럽과 같은 금융통합을 바라는 것은 무리겠지만 당장 각국의 경제 현안에 밀렸기 때문이다. 일본은 자국의 부채비율이 워낙 높아 금리인상을 고민하고 있으며, 중국은 여전히 한국과 일본에 비해 후진적인 환율제도를 유지하고 있다. 적극적인 중재역할을 해야 될 한국 역시 부동산 문제에 발목이 잡혀 공동통화를 논의할 만큼 한가롭지 못한 실정이다. 권태균 재경부 금융정보분석원장은 “아시아 국가들이 서로 자기문제만을 쳐다보고 있어 아시아 통화라는 공동의 문제에 대해 보조를 맞추기가 쉽지 않다”며 “ADB에서 합의한 내용은 긴 안목에서 이끌어 낼 정책협조 사항이지 당장 환율급락에 대응할 성질의 것이 못 된다”고 지적했다. 입력시간 : 2006/12/10 19: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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